[MI 특별기획 ③ 금융 격변의 새해] 은행, 집토끼 묶고 산토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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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 특별기획 ③ 금융 격변의 새해] 은행, 집토끼 묶고 산토끼 잡는다
  • 이수빈 기자
  • 승인 2016.01.14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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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이동제·인터넷전문은행 대비 고객 쟁탈전 치열
잇따른 은행 점포 축소, 절감비용으로 핀테크 강화
수수료 인상·CIB 확대 등 수익원 창출 다변화
[매일일보 이수빈 기자] 창구마다 길게 늘어선 줄과 ‘철밥통’으로 상징되던 은행권에 대변혁이 일고 있다. 상반기 예정된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계좌이동제 실시로 시중은행은 ‘집토끼’고객을 사수하기 위한 우대금리 전쟁에 돌입했고, 복합점포 확대 등으로 업권별 특화업무가 사라지면서 ‘산토끼’고객을 잡으려는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계좌이동제·인터넷전문은행 대비 고객 쟁탈전 치열

오는 2월부터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면 은행 영업점과 인터넷뱅킹을 통해 기존 자동납부는 물론 적금·펀드·월세 등 개인 간 송금에 대해서도 조회·해지·변경이 가능해진다.이에 따라 주거래 은행을 바꾸는 게 쉬워져 은행 고객의 충성도는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게다가 운영비 절감으로 금리와 수수료 혜택이 주어져 중금리 시장을 공략하게 될 인터넷전문은행에 대비해 시중은행은 집토끼 사수에 혈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최근 IBK기업은행은 금리우대와 전자금융 수수료 면제 혜택을 강화한 ‘IBK평생주거래 기업통장’을 출시해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고객 유치에 나섰다.한편 신한은행은 기존 입출금 통장 상품에 금융 혜택을 가족이 공유할 수 있게 한 ‘신한 주거래 온 패키지’를 출시해 눈길을 끈 바 있다.여기에 최근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까지 속속 중금리 대출상품을 출시하고 있다.신한저축은행 관계자는 “2013년 6월 출시돼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신한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허그론’은 올해 금융지주사 계열사 간 위탁판매가 허용되면서 더욱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며 “곧 출범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금리대출에 맞서 신한저축은행은 시중은행의 광범위한 영업망을 이용해 스마트뱅킹에까지 가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잇따른 은행 점포 축소, 절감비용으로 핀테크 강화

은행권은 점포를 대폭 축소·통합하면서 핀테크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전국은행연합회에 공개된 은행 점포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2년말 7698곳이였던 은행의 국내 점포수는 지난해 6월말 7322곳으로 376곳이 줄었다.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KB국민·신한·우리·농협은행 등이 100여개의 점포를 통폐합 방식으로 축소할 계획이고 최근 수익성이 악화된 저축은행들도 점포를 줄일 전망이다.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모바일 뱅킹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영업점 방문객이 대폭 줄어 ‘몸집 줄이기’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잇따른 은행 점포 축소로 절감된 비용은 비대면 실명 인증 등 기술 서비스 도입으로 투자되고 있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손바닥 정맥 인식을 활용한 디지털 키오스크(무인 스마트점포)를 선보였고, 다른 은행들도 홍채인증과 지문인증 등을 이용한 비대면 채널 확보에 불을 댕기고 있다.

CIB, 자산관리 업무 확대 등 수익원 창출 다변화

장기화된 저금리에 따른 예대마진 축소로 수익성이 악화된 은행들은 비이자마진 부문의 영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그 중에서도 은행들은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는 CIB(기업투자금융)와 WM(자산관리)사업의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최근 국민은행은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기업금융그룹’을 ‘CIB그룹’으로 바꾸며 CIB 업무의 중요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실제 KB윤종규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자산관리(WM)과 CIB같은 미래 성장동력 뿐 아니라 계열사마다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지난 4일 취임식을 가진 이경섭 농협은행장도 “강점이 있는 마케팅 영역에 역량을 결집하고 은퇴금융, CIB 등 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할 것”이라며 새로운 수익원과 성장동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이와 관련해 KEB하나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해외 항공기금융 투자에 나섰다.지난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한국산업은행 주도로 중국 항공기 리스업체 CALC에 총 8000만달러(약 950억원)를 투자하는 항공기금융 사업에 참여했다.그간 소매금융에 집중했던 KB국민은행 또한 항공기금융 시장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알려졌다.항공기금융 시장의 전통 강자인 유럽계 은행들이 경기악화로 자금난을 겪으면서 국내 상업은행들이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최진웅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항공기금융에 자금수요가 있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부문이기 때문에 시중은행의 관심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시중은행의 자산관리 서비스도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 서울, 경기, 부산, 울산 등 16곳에 ‘신한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PWM)라운지’를 신설하고 기존에 금융 자산 3억 원 이상 자산가들에게 초점을 맞춘 것을 1억 원 이상 준자산가로 확대해 고객 범위를 넓혔다.KB국민은행 역시 PB센터에서 집중관리를 받을 수 있는 자산 기준을 대폭 낮춰, 기존 금융 자산 5억 원 이상에서 받을 있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일선 지점의 요청이 있을 경우 3억 원 이상 고객도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범위를 확대했다.임형석 한국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요즘 은행에 수익성 개선의 여지가 많질 않으니 ISA(종합자산관리계좌) 시행을 모멘텀으로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며 “CIB나 PB같은 업무 강화는 장기적으로 은행 수익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부문이든 디테일에서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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