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법 철회로 협상 물꼬텄다 판단
쟁점법안 직권상정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번 주 중으로 4‧13 선거구획정안과 쟁점법안 처리를 위한 입장 조율을 다시 한 번 시도한다.
이들 법안들은 지난 해부터 여야의 뚜렷한 입장 차를 보이며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선거구획정안의 경우 선거구획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지만, 현역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면서 쉽사리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또한 쟁점법안에 대해 여당은 ‘적기를 놓치지 않도록 빠른 처리를 해야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반면 야당은 ‘급할 것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다만 이번 협상에 기대할 수 있는 변수는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통해 쟁점법안 중 기간제법을 철회한 것이다.
이에 정 의장은 18일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해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후 협상을 재개한다는 생각이다.
다만 여당 측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쟁점법안에 대한 직권상정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 측 관계자는 “의제는 여야가 정할 문제이지만 정 의장은 선거구획정을 가장 많이 걱정하고 있기 때문에 그 논의를 선행할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노동법 개정안 중에서 기간제법을 제외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오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여야가 ‘식물국회’ 논란 속에서 ‘네탓공방’만을 이어가고 있어 협상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새누리당 신의진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야당은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영입으로 경제민주화를 전면에 앞세우기 전에 경제가 어려운 이 때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노력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신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4일 신년대국민 담화를 통해서 기간게법을 제외한 노동 4법의 처리를 호소한 만큼 야당이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선거구획정과 노동관계법을 연계해 일괄처리하자는 새누리당의 경직성은 청와대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며 “이를 고집하는 것 자체가 초유의 선거구 공백 상태를 초래했으므로, 그 책임은 여당에 있다”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