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신동빈 '잔 펀치만 날리는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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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신동빈 '잔 펀치만 날리는 사연'
  • 권민경 기자
  • 승인 2006.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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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푸, 월마트 놓치고 지방 백화점이라도 잡는다
<업계 일각 '신 부회장, 할 일 안하고 괜한 사업만 하나'>
<롯데 '청주백화점 인수, 참패의 늪 벗어날 탈출구 될까'>

▲ 롯데 신동빈 부회장
[매일일보= 권민경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최근 유통업계에서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이름 중 하나다. 그런데 그 이유가 참 난감하다.

롯데는 지난 2월 상장을 통해 3조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하고도 까르푸와 월마트 등 할인점 시장의 '대어'를 잇따라 놓쳤다.

더욱이 까르푸의 경우 롯데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이랜드 그룹에 밀리며 체면을 구긴 것.

롯데 측 입장에서는 할인점 사업을 신 성장동력으로 삼고 향후 전체 유통구조를 할인점에 맞춰 가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지속적인 M&A 실패로 이것이 여의치 않는 상황이다.

때문에 그룹 안팎에서는 신 부회장의 '경영 능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일 롯데역사(롯데쇼핑 자회사)가 청수백화점을 인수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어찌됐든 롯데가 오랜만에 M&A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유통업계는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실상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큰 이슈는 다 놓치고 중소 할인점 수준에 불과한 '자잘한' 물건만 잡은 셈' 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2일 청주백화점은 롯데역사 측과 백화점 부지 및 건물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롯데역사는 1986년 롯데백화점과 한국철도공사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독립법인이다.

청주백화점 측은 "지난 5개월 여 동안 경영참여, 인수합병, 부동산 매각 등 여러 방안을 놓고 고심한 결과 롯데측에 부동산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청주백화점은 30일 영업을 종료, 7월부터는 전관 리모델링과 백화점 명도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 1998년 진로백화점을 인수해 영업을 시작한 청주백화점은 지하 2층 지상 7층 건물로 영업면적이 3천여평 규모의 중소 백화점이다. 지난해 매출 또한 540억 원 선.

롯데 측은 청주백화점 인수 후 백화점이 아닌 20대를 겨냥한 패션몰인 영플라자를 2007년 상반기 중 오픈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부회장, '그룹 후계자 도너츠, 의류에 열 올리다니...'

롯데 측은 지난 2월 상장을 통해 3조원의 자금을 확보할 당시만 해도 롯데 측은 실탄을 쏘아 올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당시 롯데쇼핑 관계자는 "할인점을 신 성장 동력으로 삼고 무엇이든 '괜찮은 매물'만 있다면 M&A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만 연달아 까르푸, 월마트 등 할인점 M&A 에 실패하며 경쟁업체가 확장을 거듭해 나가는 동안 롯데는 마땅한 투자처 조차 찾지 못했다.

지난 2004년 해태제과, 2005년 진로 인수전에서도 마찬가지로 고배를 마셔 롯데는 유독 M&A 와 인연이 없다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그런 와중에 뒤늦게 잡은 물건(?)이 청주백화점.

하지만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청주백화점은 딱히 인수 경쟁자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규모 또한 M&A 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어서 자존심 회복에는 별 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실 신 부회장이 그룹의 후계자로 경영 전반에 나서기 시작한 이후 그가 들여온 사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뭐 하나 굵직한 프로젝트가 없었다.

신 부회장은 그동안 편의점(세븐일레븐), 도너츠(크리스피 크림 도넛)를 비롯 몇몇 일본의 의류 브랜드(유니클로 외) 등을 주도적(?)으로 들여온 것에 그쳤을 뿐 M&A를 비롯한 그룹의 장기적 프로젝트에서는 아직까지 '경영능력' 조차 검층받지 못한 상태다.

때문에 유통업계에서는 "롯데 신 부회장은 정작 성사시켜야 될 큰 일들은 못하고 '자잘한' 사업에만 손을 대고 있다" 면서 "국내 굴지의 대기업 후계자로서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지 않느냐" 는 우스개 소리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이번 청주백화점의 인수를 계기로 신 부회장이 무참한 참패의 늪에서 벗어날 탈출구를 찾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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