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특별기획 ① 눈 뜨면 바뀌는 소비시장]백화점·마트의 몰락…순전히 ‘불황’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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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특별기획 ① 눈 뜨면 바뀌는 소비시장]백화점·마트의 몰락…순전히 ‘불황’때문일까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6.02.21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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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채널 영향력 급감…백화점은 2년 연속 매출 역신장세
마진율 공개에 여론악화…판가 인하 압박·정부 규제 설상가상
▲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신장세가 예전에 비해 눈에 띄게 둔화됐다. 내수 침체와 경쟁 격화 등과 같은 업황 악화로 이들 채널의 영향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사진은 백화점 세일 기간 동안 한산한 매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여기에 정보기술 발달이 더해지면서 기존 대형 유통업체들의 실적이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매일일보>는 최근 유통업계의 트렌드와 성장전략을 4회에 걸쳐 조명한다. <편집자 주>유통업계에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영향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등 6개 유통채널의 소매판매액은 276조9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3.4% 증가한 수치다.이 중 백화점은 2년 연속 매출액이 역신장했다.지난 2013년 29조80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던 백화점업계는 2014년 29조3230억원으로 감소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29조202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전체 유통채널에서 백화점업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8.4%에서 2014년 8.2%, 지난해 8.0%로 낮아졌다.대형마트는 매출액 역신장을 피했지만 2013년 이후 매출액이 정체되고 있다.2013년 45조9050억원을 기록했던 대형마트 업계는 2014년 47조49770억원으로 소폭 증가한 뒤 지난해 48조6350억원으로 전년대비 2.4% 증가하는데 그쳤다.수익성은 두 업계 모두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8조6660억원으로 전년대비 1.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130억원으로 같은 기간 14.8% 감소했다. 신세계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5640억원으로 전년대비 2.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621억원으로 같은 기간 4.1% 감소했다.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 역시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잠정 영업이익은 5038억원으로 전년도 5830억원에 비해 13.6% 감소했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3.7% 증가했지만 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이 악화했다.롯데마트는 아예 적자전환으로 돌아섰다. 롯데마트는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014년 830억원에서 지난해 450억원 손실로 집계됐다.
롯데마트의 적자 시현으로 롯데쇼핑 전체 실적도 악화됐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9조1300억원과 86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에 비해 매출액은 3.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7.8% 급감한 수치다.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돈 것은 2008년 이후 8년만이다.순이익은 3460억원 순손실로 2014년 6160억원 순이익에서 적자전환했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측은 일부 사업부의 실적 악화와 국제회계기준(IFRS) 시행에 따라 지난해 4분기 중국 기업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영업권 손상차손 6169억원을 반영한 결과 장부상으로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고 밝혔다.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소비가 침체된 가운데 영업시간과 출점 제한 등과 같은 정부 규제가 여전해 실적 증대를 사실상 기대하기 힘든 한 해 였다”고 평가했다.이런 가운데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마진율 공개로 해당 업계의 수익성 악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하나로마트 등 대형마트는 백화점보다 높은 마진율을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중기중앙회가 대형마트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평균 마진율은 24.1%로 나타났다. 업체별로 이마트는 최고마진율이 45.5%, 롯데마트 50.0%, 홈플러스 54.5%, 하나로마트는 55.0%로 나타났다.김경만 중기중앙회 산업지원본부장은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대형마트의 마진율이 백화점들의 판매수수료보다도 높게 나타나는 것은 대형마트들이 경쟁적인 점포확대로 인한 한계상황 극복을 위해 납품 중소기업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는 백화점의 판매수수료, 대형마트의 마진율 관리를 통해 납품업체, 소비자에게 피해가 전가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김지효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유통업체들에 대한 판매가격 하락압력이 구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유통 대기업들의 업황이 악화하면서 신용등급도 빨간불이 들어왔다.최근 국제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최근 롯데쇼핑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했다.국내 신용평가사인 NICE신용평가도 지난 1월 신세계의 장기신용등급에 대한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도 같은 달 신세계의 무보증회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AA+(부정적)’으로 조정했다.유완희 무디스 부사장 겸 선임연구원은 “롯데쇼핑의 수익성 하락은 취약한 국내 소비, 다른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때문이다. 비우호적 업황에 따른 이익 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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