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사 부실 자회사 '감싸기' 혈세낭비 논란
상태바
철도공사 부실 자회사 '감싸기' 혈세낭비 논란
  • 권민경 기자
  • 승인 2006.06.2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감사원 '고강도 구조조정' 권고에 소극적 대비?
<공사 '감사원 감사 시점 정확한 경영 평가 불가능' >
<일각 '퇴직 임원 자리 보전 위해 자회사 축소 안하나'>

[매일일보= 권민경 기자]한국철도공사가 출자회사들에 대해 대폭적인 구조조정을 권고한 감사원 감사 결과와는 달리 소극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지난 20일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철도공사 출자회사 구조조정(개편) 연구용역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철도공사가 출자회사 중 경영 상태가 열악한 브이캐시 등 일부 회사만 매각(청산)혹은 통폐합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는 지난 3월 감사원이 철도공사의 방만한 경영상태를 지적하며 5개 자회사의 지분을 매각, 청산하고 3개 사를 통, 폐합 하도록 권고한 이후의 결과라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철도공사 측은 "철도공사는 그동안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을 통해 계열사의 쇄신을 가져왔다" 면서 "이번 용역보고서는 계열사들의 경영실적이 좋아진 시점 이후에 조사한 것이어서 감사원 조사를 받은 시점인 2005년 4월~6월까지의 결과와 당연히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고 해명했다.

컨설팅 업체인 한국제이마크와 한울회계법인이 철도공사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용역보고서는 '전문성와 연관성을 중심으로 소그룹화(1안), 전략사업 단위별로 전문회사화(2안), 기존회사의 구조를 기반으로 효율적 경영을 위한 전략사업 단위의 이관 및 조정(3안)등의 대안을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현행 출자회사의 규모는 유지하되 경영 상태가 열악한 일부 회사를 정리해 공사 전체의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는 3안을 유력 안으로 제시했다.

즉 부분적으로 업무가 중복되는 출자회사라 하더라도 전략사업 단위간에 경쟁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감사원이 지난 3월 감사 결과에서 철도공사(당시 철도청)가 지난 2004년 출자회사를 무더기로 설립해 방만하게 운영한데 따른 만성적자를 지적하며 한국철도통합지원센터 등 5곳은 매각(청산), KTX 관광레저는 사업타당성 재검토 후 매각여부를 결정하고 파발마 등 3곳은 통폐합을 권고한 것에 비하면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지난 3월 철도공사 자회사에 대한 감사에서 감사원은 "2004년 당시 철도청이 공사로 바뀌면서 출자회사 설립절차가 까다로워지는 점을 알고 서둘러 자회사를 만들면서 부실 자회사가 양산됐다" 고 지적했다.

실제로 철도공사는 총 17개의 출자회사 가운데 12개가 2004년에 만들어졌고, 그 해 실적은 10개가 적자였고, 2개만이 흑자였다. 총 적자액은 64억, 흑자액은 1억4천만원이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말 총 적자 규모는 75억1천900만 원에 이르러 2004년 적자규모보다 10억원 넘게 늘어났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부분적으로 감사원 권고 사항과 불일치하는 면이 있다" 고 인정하면서도 "인력 관리 등 조직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 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해 철도공사가 퇴직한 공사 직원 등의
자리를 보전해 주기 위해 출자회사를 축소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감사결과 17개 출자회사 임원 45명의 80%인 36명이 전문경영인이 아닌 철도청 간부 출신이었다.

이 중 ‘한국철도종합서비스’는 2004년 임원을 6명에서 3명으로 줄이기로 해놓고도 2005년 주주총회에서 그대로 6명을 선임했다. 이 회사는 2002년 이후 2년간 임원 인건비 81.8%를 늘렸다.

이와 관련해 이낙연 의원은 "감사원에 따르면 출자회사 임원의 80%가 철도청 출신 직원"이라며 "철도공사 측이 적자 투성인 자회사를 계속 갖고 있겠다는 것은 공사 식구를 챙겨 주기 위한 임시방편이자 혈세 낭비"라고 지적했다.

철도공사 '수익 내는 계열사도 고강도 구조조정 할 것'

한편 철도공사는 부실 자회사 감싸기 논란이 일자 즉각 해명자료를 발표하고 반박에 나섰다.

이에 따르면 "용역보고서 결과는 계열사를 더욱 효율적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자료이며 철도공사는 보다 강도 높은 수준의 내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

철도공사 홍보실의 한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부실 자회사 감싸기는 철도공사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경영혁신 노력을 간과한 것" 이라며 "특히 지난 3월 감사원의 감사는 계열회사 대부분이 설립된 지 6개월 미만의 상태(2005년 4월~6월까지)에서 이루어진 것이라 정확한 경영평가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후 감사결과가 발표되기까지 10여 개월 동안 대부분의 회사가 흑자전화로 전환됐다" 면서 "외부 기관의 용역보고서는 계열사들의 실적이 좋아진 이후에 조사한 것이어서 감사원의 결과와는 당연히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고 주장했다.

또 "회사 측에서도 용역보고서가 부족한 점이 있다고 판단했었다" 면서 "내부적으로 좀 더 정확한 검토를 계획하고 있다" 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여러 차례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자회사의 철도공사 출신 임원들에 대해 이 관계자는 "계열사 경영의 전문성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공사 출신 임원비율을 대폭 줄이고 민간 출신의 전문 비상임 이사를 확대했다"며 "올해 7월 말까지 철도출신 임원비율을 30%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심층취재 실시간 뉴스 매일일보/www.sisaseoul.com/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