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MK’ 병상경영 특명 ‘노조문제 해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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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MK’ 병상경영 특명 ‘노조문제 해결하라!'
  • 이재필 기자
  • 승인 2006.06.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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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관련 株 ‘다시 상승세로 고공행진’
▲ <정몽구 회장>
[매일일보=이재필기자]지난 28일 비자금 조성 및 공금 횡령 혐의로 구속수감 됐던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이 보석으로 풀려났다. 지난 4월 28일 구속 수감된 지 두 달 만이다.

재판부는 ‘정 회장이 비자금 조성책임을 인정하고 있고, 관련자들의 수사도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등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어 보석을 허가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현대차 그룹의 경영 공백 상태는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아들였다’며 한국 경제에 미치는 실질적인 보석 허가 이유도 덧붙였다.

정 회장의 구속으로 본궤도에서 이탈해 표류하던 현대차. 이제 정 회장이 풀려남으로서 그동안 갈피를 못 잡고 헤매던 현대차는 제대로 된 항해를 할 수 있게 됐다.

사실 정 회장이 없는 사이 현대차는 눈에 띄게 망가져 갔다. 현대차의 모든 의사결정을 정 회장이 직접 내리는 경영시스템이기 때문에 그의 부재는 곧바로 현대차의 경영공백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가장 크게 타격을 받았던 부분은 해외 사업 부분이다. 현대차그룹의 사운이 걸린 해외 공장의 건설이 일제히 차질을 빚었던 것. 4월 말로 예정됐던 기아차의 조지아주 공장 착공식은 5월로 한차례 연기된 후 결국 날짜를 잡지 못하고 무기한 연기 됐다.

현대차가 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체코 공장 착공식 역시 당초 예정일인 5월 17일을 지키지 못하며 차질을 빚었다.

이처럼 계획에 차질이 생기자 현대차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가 급격히 떨어지며 해외 딜러망 동요와 이로 인한 판매 부진이 가속화 됐다.

공식 후원사 자격을 얻은 독일 월드컵에서 마저 정 회장의 부재로 인해 브랜드 홍보를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려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여기에 현대차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노조 파업마저 겹쳐지면서 현대창의 앞날은 더욱 어둡기만 했다.

그러나 정 회장이 석방되어 경영 일선으로의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현대차는 지금까지의 부진을 털고 다시금 일어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다시 본 궤도에 오르는 현대차그룹

구속 기간 동안 정 회장의 건강이 악화 된 것으로 알려져 당장의 일선 복귀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정 회장 본인이 “되도록 빨리 경영 일선으로 돌아가 지연된 현안들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곧 현대차 경영을 맡음으로서 현대차를 살리는 데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이 돌아오면 우선 정 회장의 공백으로 차질을 빚었던 현대차 체코 공장과 기아차 조지아 공장 사업이 본격적으로 다시 본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의 공백으로 행사 진행을 지금까지 연기한 상태인 해외 사업. 현대차 그룹의 최종 결정자인 정 회장이 다시 복귀함에 따라 총 1조 1400억 원이 투입되는 현대차의 체코 공장 프로젝트는 다시 계획대로 진입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또한 정 회장의 구속으로 기공식 일정을 몇 번이나 연기했던 기아차 미국 조지아 공장 건 역시 다시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의 공백으로 각종 해외 사업 건이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라며 “보석 석방으로 인해 정 회장 주도하에 각종 주요 사업들이 당초 계획대로 진행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정 회장의 복귀로 그동안 브랜드 이미지 타격 등으로 흔들리던 해외딜러망도 다시금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이 관계자는 “정 회장이 돌아옴으로서 그동안 떨어졌던 직원들의 사기가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내외에서 떨어진 브랜드이미지 상승은 물론이고 판매 부진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정 회장이 구속되어 악재가 겹치던 당시에도 정 회장이 주장해온 품질경영의 결실로 일부 차종에서 품질 1위에 올랐다.

또한 지난 21일 세계적 자동차 품질 조사기관인 미국 JD 파워사의 데이브 파워 3세 회장이 내한해 ‘2006년 신차품질조사’시상식을 현대차 양재동 사옥에서 갖고 현대차의 품질경영에 대해 극찬한 바 있다.

정 회장이 구속되기 전 현대차는 세계적 자동차 기업 반열에 이름을 올리며 그 진가를 높여가고 있었다. 그러나 한참 잘 나가던 이 시기에 정 회장이 구속됨으로서 경영공백과 브랜드 이미지 타격으로 적잖은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이제 정 회장이 석방됨으로서 그동안 차질을 빚어오던 사업이 다시 본 궤도에 오르고 브랜드 이미지 상승을 꾀할 수 있게 됐다.

경영방법의 변화

정 회장의 귀환은 경영 시스템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그룹이 발표했던 조직 개편 방안과 정 회장의 보석이 맞물려 향후 인사 경영시스템의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정 회장의 구속전인 지난 4월 사재 1조원 사회 환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기획총괄본부 축소와 윤리위원회 설치 등을 내용으로 하는 조직 개편 방안도 함께 내놓았었다.

당시 현대차는 사외 이사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윤리 위원회를 설치하여 주요 의사 결정과정에서 윤리성을 높이고 비윤리적인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어 윤리위 설치뿐만 아니라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의 실질적인 기능을 강화함으로서 각종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들의 감시를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도 실행에 옮길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현대차는 그룹의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담당해온 기획총괄본부
조직을 대폭 개편하여 계열사의 경영에 대한 간섭을 줄이고 자율 경영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는 그동안 현대차의 각종 의사결정 과정에서 정 회장이 가장 큰 영향을 발휘하며 주도하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정 회장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옛 경영스타일에서 탈피해 자율 경영체제 강화와 시스템 경영의 구축에 나설지도 모른다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게끔 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아직 세부적으로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전하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정 회장의 귀환. 재계 반색

정 회장이 보석으로 경영 참여가 가능해 지자 재계는 ‘정 회장의 복귀는 국민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잇달아 논평을 내는 등 반색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이하 한무협)는 정 회장의 보석 소식을 접하자마자 정 회장을 적극 환영한다는 논평을 개제했다.

한무협은 이 논평에서 “국민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 등을 고려한 이번 보석허가 조치는 무역업계가 바라던 일로서 적극 환영한다‘고 전하며 ”이번 일이 우리 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정부와 업계 간 협력을 증진하고 업계가 투명경영 · 상생경영 및 수출 증대에 더욱 매진하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엽) 역시 반가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8일 발표한 논평에서 전경엽은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에 대한 보석 허가는 현대자동차와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잘됐고 반가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그룹의 노사가 합심해 경영에 차질이 오지 않도록 노력을 경주, 우리 경제 발전에 기여해주기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정 회장의 보석 석방에 대해 이처럼 재개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오히려 정 회장의 보석 허가가 늦게 결정돼 아쉽다는 입장도 있었다.

모 기업의 한 임원은 “현대차가 글로벌 기업으로서 세계에 인정받으며 발전을 거듭할 무렵 정 회장의 구속이 결정됐다”며 “정 회장의 공백으로 현대차가 큰 시련을 겪으며 경영차질은 물론 많은 경제적 손실을 보게 됐다”면서 “보다 빨리 나와서 경영을 정상화 했어야 했다”고 전했다.

한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전경련의 한 관계자 역시 “회장 구속에 따른 경영공백이 기업경영과 국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경영자들은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부터 2달 동안 구속수감 돼 있던 정 회장. 그의 공백은 현대차에게 있어 큰 시련이었고 많은 숙제거리를 남겨 주었다.

이제 보석으로 경영 일선에 다시 참여할 수 있게 된 정 회장으로 인해 현대차는 그동안 밀린 숙제와 함께 성적 향상에 큰 힘을 쏟을 것임에는 분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진행에 차질을 빚었던 해외 사업을 비롯,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 상승 그리고 판매 부진을 정 회장의 귀환으로 털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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