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친환경농업 위주 관련산업 발전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세계 곤충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20억명의 인구가 2037여종의 식용곤충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식용곤충 섭취 인구는 주로 아프리카와 아시아 대륙에 몰려있었고 미국, 유럽 등 서양에서는 곤충을 식재료로 취급하지 않았다.
인류의 식량안보 및 환경 문제 해결방안을 위해 지난 2012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미래식량자원으로 육류, 가금류 및 어류 단백질을 대체할 수 있는 식용곤충식을 내세웠다.
최근 곤충의 환경적·영양적 가치로 곤충이 미래 식량으로 부각되자 곤충 산업에 대한 관심을 가져 시장규모는 증가하는 추세다. 전 세계적으로 식용곤충 레스토랑과 카페 34개가 운영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식용곤충 발전속도는 경이로울 정도다. 에너지바, 푸드트럭, 레스토랑 등 식용곤충이 생소할 것이라 생각했던 미국 마저도 식용곤충의 폭풍이 시작됐다.
미국농림부에서 조사관으로 근무했던 아론 도시(Aaron Dossey) 박사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식용곤충농장을 설립해 2014년 미국 내 식용곤충식 전문회사에 1만 파운드를, 지난해 2만5000 파운드를 판매했다. 그 결과 2014년 약 2억3000만원의 수익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6억8000만원으로 전년대비 200%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미국은 EXO, Chapul 등 식용곤충을 원료로 한 에너지 바가 유명하다. 이들 식품업체를 대상으로 식용곤충을 납품하는 곳도 늘어나는 추세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동서부의 해안대도시를 포함해 텍사스 등 내륙에서도 성업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미국의 식품벤처기업들은 이미 단백질 바, 통조림, 시리얼, 술 등 다양한 곤충 식품을 출시해 유통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유럽은 유럽 내 식용곤충식 확산이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유럽 최초로 식용곤충 식품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네덜란드는 와게닝엔 대학을 중심으로 식용 곤충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곤충 식품 도매 유통회사도 설립돼 곤충이 들어간 과자, 햄버거 등을 판매 중이다.
벨기에는 유럽 내 최초 10가지 공식적 식용곤충을 이용한 식품을 판매하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현재 다양한 형태의 상품과 레스토랑이 성업 중에 있다.
영국에서는 곤충 음식 판매가 암묵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기존 곤충기반 단백질을 어류용 사료로 사용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돼지 및 가금류 사료까지 그 사용범위를 넓히고 있다.
영국은 향후 10~15년 이내 영국 내 식용곤충이라는 새로운 단백질원의 식품산업 규모가 대략 4040억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내 곤충 관련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현재 13개의 회사가 식용곤충을 식품화해 판매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시아의 식용곤충 시장 현황은 익히 잘 알려져 있는 대로 중국, 인도를 포함한 대부분의 동남아시아 국가를 포함한다. 이들의 식용곤충 역사는 단순히 몇 년에 걸친 것이 아닌 고대부터 내려오는 전통이다.
세계 최대의 식용곤충 생산국인 태국은 현재 2만개가 넘는 귀뚜라미 농장이 등록돼 있다. 연간 7500톤의 곤충을 생산한다. 실제로 태국에서 튀긴 곤충은 일맥주와 함께 제공될 정도로 태국에서는 흔한 음식이다. 태국의 노점상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곤충은 비슷한 방법으로 조리되지만 맛은 천차만별 다양하다고 말한다.
식용 뿐만 아니라 곤충산업 선진국들은 친환경농업 관련 기술도 한국에 비해 우수하다.
한국 곤충산업의 기술 수준은 관련 선진국인 미국, 일본, 유럽과 비교해서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곤충 관련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6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은 선진국을 100으로 기준했을 때 28.1~37.1 정도다.
국가별로는 유럽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기술 수준력이며 용도별로는 천적(59.3)과 학습·애완(62.8), 식·약용곤충(60.9) 등의 분야에서 기술 격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지역축제 및 양봉용 곤충 관련 기술은 선진국의 75~80% 수준을 유지했다.
가까운 일본의 사례를 들면 지난 20세기 일본의 양잠업은 핵심 산업 역할을 했다. 당시 세계 생산량의 60%를 점유할 정도로 발전했지만 현재는 세계 생산량의 0.2%로 급갑했다. 하지만 일본은 누에 게놈·해독을 통해 유용유전자를 활용한 친환경 병해충 방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00년 일본 농림수산성은 양잠·곤충농업기술연구소를 곤충 기능성을 연구하는 핵심연구소로 격상, 누에를 이용한 의약품 개발과 유용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 변화를 꾀했다.
일본은 최근 환경문제와 식량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반영해 천적용 곤충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림수산성은 IPM(종합병해충관리) 실천지침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천적곤충 개발 역시 IPM 실전지침 하에 곤충의 행동제어물질과 게놈정보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일본은 해충 발생예찰의 수단으로 교신교란 제제가 시판돼 이용 할 정도로 천적곤충 관리를 국가가 관리하는 종합적 시스템 내에서 수행될 수 있도록 체계화했다.
또한 일본의 화분매개용곤충에 대한 관련 지원사업은 '양봉진흥추진사업'으로 대표된다. 실제 올해 일본 예산 요구항목에서 산지활성화 종합대책사업 중 양봉 등 진흥 강화 추진사업으로 2390백만 엔이 편성되기도 했다. 현재 밀원식물 식재 면적의 감소와 꿀벌의 농약피해 방제를 위한 밀원확보 추진 중이다. 또한 꿀벌을 보호하기 위한 위생 및 사양관리 기술의 보급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경우 사료용 곤충은 정확한 성분을 표기해야 하고 가축 사료로 사용되는 모든 곤충은 철저한 위생규정제도를 준수해야 한다. 사료용 곤충이 어디서 재배됐으며 유통 경로 등이 모두 기록으로 남겨 사료를 통한 질병이 발생될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이 같은 관리 하에 서구 유럽에서는 곤충을 이용한 사료 개발이 활성화된 상태다. 지난해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지금까지 총 5개 곤충과의 11종의 곤충이 어류사료로 개발용 후보로 지정돼 연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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