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상래·조아라 기자] 서울 광진을은 그동안 야권세가 강해서 전통적인 ‘야권텃밭’으로 불렸다.
하지만 20대 총선에서는 일여다야(一與多野)의 구도가 형성되면서 1,2위 간의 격차가 1%p밖에 차이가 없는 ‘초접전지역’으로 바뀌었다.
조선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9일 실시, 31일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지역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가 33.7%, 새누리당 정준길 후보가 33.5%, 국민의당 황인철 후보가 8.6%를 얻었다.
추 후보는 지난 17대 총선을 제외하면 15대부터 19대까지 이 지역에서 4선을 했다. 추 후보측은 ‘지역구 4선’을 무기삼아 그동안 추진해오던 사업들을 힘있게 끌고가겠다는 전략이다.
추 후보측은 “동부지방법원이 이전한 부지와 구의역 주변에 KT핵심 계열사를 유치할 것”이라며 “이미 박원순 서울시장에 사업승인을 받은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광진을의 큰 숙원사업인 지하철 2호선 지하화 사업에 대해서도 중진의원으로서 힘을 보태겠다는 계획이다.
추 후보측은 “뚝섬부터 강변역까지 지상철로 건설된 지하철 역사를 지하화하기 위해선 많은 예산이 필요한데 이를 힘있게 추진할 수 있는 중진 정치인이 필요하다”며 “이미 용역발주가 된 상태로 결과가 나오면 추 후보가 서울시장과 협의해 지하화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역구에서 오래 있던 경험이 ‘피로감’으로 비춰지고 있는 분위기도 곳곳에서 감지됐다. 19대에 이어 추 후보에 도전장을 내민 새누리 정준길 후보도 주요 슬로건으로 “바꿀 때가 되었습니다”로 내걸면서 ‘새 인물론’에 불씨를 당기고 나섰다.
정 후보는 “지난 20년 동안 광진은 주변 잠실, 강남, 송파, 중랑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발전이 보이지 않는다”며 “초등학교 시절부터 광진에 살아온 광진의 아들로서 지역구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했다.
정 후보도 역시 광진을의 낙후된 개발문제 해결을 주요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정 후보는 “강남에는 한전부지가 국제업무지구로 바뀌고 송파에서는 롯데월드타워가 들어서고 있는데 이들 지역의 꼭짓점으로서 광진구가 개발의 힘을 끌고 올라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문화·숙박·쇼핑이 가능한 복합지구로 만들 것이고 추진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입법, 싸움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황 후보도 광진을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야권 표가 분산돼 광진을 판도는 안갯속이다. 황 후보 측은 “지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추 후보의 언론특보를 맡으며 지역사회를 누구보다 잘 알고있다”며 “특히 DJ키즈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뜻을 같이해온 만큼 호남지지도를 기대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서울경제가 의뢰해 리얼미터가 지난 5~6일 실시한 여론조사(유권자 518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3%p, 응답률 4.6%)에 따르면 정 후보가 34.6%를 얻으며 추 후보(31.9%)를 오차범위내에서 앞섰다. 황 후보는 14.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앞선 4일 YTN이 발표한 여론조사(유권자 504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p, 에서는 추 후보가 45.0%의 지지율을 보이며 정 후보(32.1%)를 크게 앞선 바 있다. 황 후보는 9.7%의 지지율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