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학원, 과대광고 너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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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학원, 과대광고 너무 해…
  • 한종해 기자
  • 승인 2006.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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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합격’, ‘최대 합격생 배출’, ‘최고의 강사진’
[매일일보 한종해기자] 학원가의 과대포장광고가 열풍이다. 서울 모 고등학교 1학년 이모(16)군의 어머니 김영숙(46)씨는 얼마 전 현관 문 앞에 떨어진 종합입시학원 광고 전단지에서 아들의 이름을 발견했다. < P> 김씨는 “아들이 다닌 학원도 아닌데 ‘모 고등학교 전교 1등’이라는 제목 아래 딸 이름과 출신 고등학교가 나와 있었다.” 며 어리둥절했다. 이군은 얼마 전 이 종합학원에 반 편성을 위한 레벨 테스트에 응시만하고 실제로 등록하지는 않았다. 이군은 “나 한사람에게 국한돼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일은 비일비재 하다”고 전했다.

‘100% 합격’, ‘최대 합격생 배출’, ‘최고의 강사진’ 등 입시학원의 허위, 과장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학생과 학부모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여름 방학을 앞두고 입시, 취업 학원들이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합격자 수를 부풀리거나 지난 해 합격생들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등의 과장 광고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학원은 ‘본 학원 출신 특목고 합격생’, ‘본 학원 수강생 중 서울 4년제 대학 합격생’, ‘○○ 공사 합격자’ 등의 명단을 장황하게 싣고 있지만 정작 학원에 다니지도 않은 학생을 내세우거나 작년, 재작년 합격생의 명단을 재사용하고 한두 달 수강한 학생들의 이름을 식는 등 해도 해도 너무한 과대포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모 대학 2학년 박정철(21. 경기 광명)군은 지난달 말 집 주변의 J입시학원이 내건 ‘대학 합격자 명단’ 플래카드에 자신의 이름이 포함된 것을 보게 됐다. J학원은 지난 해 박군의 이름을 합격자 명단에 실은 적이 있는 학원이다.

박군은 “J학원에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불쾌했다”고 말했다. 박군의 학부모인 홍모(50. 여)씨는 “정철이의 동생이 초등학교 때 3~4개월 외국어학원에 다닌 걸 가지고 외고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영어학원도 있더라.”고 꼬집었다.

경기 A 외고 2년 유모(17)양은 “특목고 입시설명회에 참석해 인적사항을 적으면 나중에 학원 출신 합격자 명단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인터넷에선 “학원 몇 군데에서 발표한 합격생 숫자만 모아도 수도권 특목고 전체 정원보다 많다”는 말까지 떠돌고도 있다.

입시학원뿐 아니라 고시, 취업 준비학원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벌어진다. 올 1월 H공사 기술직에 입사한 김모(29)씨는 자신이 다녔던 K학원의 합격생 명단에 자기 이름이 두 번이나 등장하는 것을 보고 학원 측에 정정을 요청했다. H공사는 물론 원서를 내지도 않은 한국수자원공사에도 합격한 것으로 나와 있었다고 한다.

합격생 수 부풀리기 등 학원의 과대포장 광고가 심각해지자 사법 당국이 제재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서울동부지법은 지난해 12월 온라인교육기관인 E학원에 대해 광고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E학원이 H학원 출신 민족사관고 합격자 32명 중 31명의 이름을 도용해 합격생 실적을 부풀렸기 때문이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최고 합격률’ 등의 문구는 허위, 과장 광고로 단속하고 있지만 합격생 명단까지 일일이 확인할 순 없는 실정”이라며 “학부모와 학생들이 학원들의 합격자 명단에 현혹되지 않는 게 중요하갚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학원들이 특목고 합격자의 명단을 입수한 뒤 학원 수강자 명단 등과 대조한 뒤 광고에 동원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손영호 광고약관팀 팀장은 “현란한 광고 문구에 현혹되지 말고 광고 내용이 사실인지 반드시 확인하고 등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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