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재필기자> 1999년 서울시 서대문구에 이대점을 시작으로 한국에 들어온 스타벅스. 이후 커피의 고급화와 테이크아웃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며 한국인들에게 빠르고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스타벅스는 빠른 추세로 성장했고 지금은 국내에서 인지도가 가장 높은 커피체인점이 됐다.
인천에 사는 김 모양(23)은 “스타벅스 하면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들잖아요. 그래서 즐겨 마시죠”라며 스타벅스를 애용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에 사는 박 모양(21) 역시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주로 마시죠. 다른 제품들과는 차별되는 것 같아서요”라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 16일 방송된 MBC 시사매거진 2580을 통해 스타벅스의 가격이 거품임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스타벅스 ‘카페라떼’를 short 사이즈로 마실 경우 소비자 가격은 3,800원. 이를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가까운 일본이 2,900원, 싱가폴 2,600원, 미국은 2,200원이다.
이날 방송에서 스타벅스 코리아의 홍보담당은 한국에서 판매되는 가격이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높은 이유는 높은 인건비와 임대료, 고급인테리어와, 고급 원두를 사용하기 때문임을 밝혔다.
그러나 일본과의 비교를 통해본 결과 이 담당자의 주장은 납득이 가지 않았다. 한국의 명동과 일본의 도쿄 신주쿠점을 비교 했을 때, 명동 최상급지는 평당 임대료 34만원, 아르바이트 1인 시급은 3,599원.
이에 반해 신주쿠 최상급지는 평당 임대료 42만원에 아르바이트 1인 시급 7,500원으로 스타벅스의 주장과는 다르게 한국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 사실임이 밝혀진 것이다.
“한국인이 봉이냐?” vs “브랜드 가치 생각해야”
이처럼 스타벅스가 유독 한국에서만 높은 가격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네티즌들이 많이 모이는 포털사이트의 댓글에는 스타벅스와 스타벅스 애용자들에 대한 비판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디 y**는 댓글에 ‘우리나라 임대료가 비싸서 그렇다고 변명을 한다 해도 일본이나 다른 나라의 임대료를 감안하면 역시 우리나라에서 팔리고 있는 스타벅스 커피 값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생각밖에 안 드는군요. 앞으로 남은 인생 스타벅스를 이용하지 않도록 굳은 결심을 해 봅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아이디 a**79는 ‘한국인들은 비싼 스타벅스 커피 마시면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고 가격이 싸면 품위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힐난했다.
이처럼 스타벅스를 비난하는 입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에서만 높은 가격에 커피를 판매하며 폭리를 챙기고 있는 스타벅스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이 비난여론이 형성되는 가운데 스타벅스를 주로 이용하는 20~30대 여성들을 축으로 형성된 옹호세력도 만만찮다.
서울에 위치한 모 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 모양은 커피 가격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고 전했다.
그녀는 “커피를 맛으로만 먹지 않잖아요. 스타벅스의 이미지 역시 많은 기여를 하죠. 커피 값 자체만 놓고 볼 것이 아니라 브랜드 가격을 생각해야죠”라며 “옷도 같은 원단을 사용하더라도 브랜드에 따라 가격이 다르잖아요. 물론 다른 국가에 비해 비싸긴 하지만 각 국가별로 똑같이 브랜드 가치를 매길 순 없지 않겠어요”라고 주장했다.
스타벅스를 자주 찾는다는 김 모양 역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김 양은 “어차피 일반 카페 커피도 5,000원 정도 하잖아요. 그럼 문제될게 없죠. 그리고 먹어도 커피 자체만 사는 것이 아니라 스타벅스라는 브랜드도 함께 사는 거잖아요”라고 전했다.
회사원 이 모씨는 “외제차량의 경우도 각 나라별로 판매하는 금액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각 나라별 선호도에 따른. 그러니까 수요에 의해 업체가 정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에서 스타벅스가 고급화를 추구했고 이러한 이미지가 먹혀들어간 것 아니겠는갚라고 전했다.
이처럼 옹호하는 측의 사람들은 커피를 하나의 제품으로 보는 것이 아닌 브랜드로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스타벅스의 높은 커피 가격은 문제될게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스타벅스의 가격거품에 대해 비난과 옹호론이 서로의 주장을 하고 있다. 도마 위에 오른 스타벅스. 그들이 거품을 뺄 것인지 아니면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인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그들이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이번 논쟁은 크게 영향을 미칠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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