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의 꿈’ 이제 연하남이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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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의 꿈’ 이제 연하남이 대세다?
  • 이재필 기자
  • 승인 2006.07.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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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여성 70% 모성본능 자극하는 연하남 선호
[매일일보 이재필기자] 한국에 불고 있는 연상연하 바람. 이승기의 ‘내 여자라니까’를 타고 일기 시작해 현영의 ‘누나의 꿈’에 이르기 까지, 현재 국내를 휩쓸고 있는 연상녀 연하남 커플은 보수적인 예전 연애관에서 탈피하며 거부감 없이 큰 폭으로 상승 중에 있다.

한 언론사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10년 전에 결혼한 커플 가운데 8.7%에 그쳤던 연상연하 커플이 1999년에는 처음으로 10%대를 넘어섰고 2005년에는 12.2%를 차지했다.
이처럼 연상연하 커플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혼여성 70%가 연하남을 선호한다는 설문조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레가 지난 5일에서 13일 사이 전국의 결혼적령기 미혼 남녀 648명(남녀 각 324명)을 대상으로 전자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남자보다 여자의 나이가 더 많은 커플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여성 응답자의 70.5%가 ‘호감이 간다’(‘매우 이상적이다’, ‘바람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그저 그렇다’, ‘왠지 어색하다’, ‘절대 안된다’ 등 부정적 반응은 29.5%에 그쳤다. 이는 현재 미혼 여성들이 연하남에 대해 거부감이 없으며 오히려 선호하고 있음을 나타내주고 있다.

서울의 모 광고대행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경미(32)씨. 김 씨는 현재 남자친구 박태연(28)씨와 4년째 연애중이다. 인터넷 동호회에서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났다는 김 씨는 “요즘 여자들은 연하남을 좋아
한다”고 말한다.

“제 주변 여자들 사이에서 요즘 귀여운 연하남이 인기예요.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동생들을 만나고 싶어하는 거죠”라고 그녀는 전했다.

이어 “제 남자친구도 저보다 4살이 어려요. 연하만이 갖는 장점이 있죠. 귀엽고 재미있고... 제가 많은 부분 챙겨주죠, 그걸 남자친구도 좋아해요”라며 “그이가 먼저 사귀자고 고백했을 때 전 망설이지 않고 받아들였어요. 나이가 문제가 될 건 없었어요. 오히려 연하라서 좋은 점이 많았죠”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남자친구가 나이가 어리니까 권위적이지 않아요. 남자는 나이가 많으면 왠지 여자를 으레 자신의 뜻대로 휘두르려고 하는 경향이 있잖아요”라며 “연하를 만나니 자상하고 편해요. 남자다워 보이려고 애쓰는 모습도 귀엽구요. 제게 많은 부분 기대려 하는 것도 나를 필요로 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라고 연하남이 갖는 장점을 밝혔다.

그러나 연하남을 선호하는 김 씨 역시 남자친구와의 나이차이로 인해 상처를 받았던 적은 있었다. “제가 나이가 많다 보니 가끔 그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때도 있긴 하더라고요. 한번은 남자친구 동창 모임에 같이 갔는데 그곳에 모인 사람 중 제가 나이가 제일 많은 거예요”라며 “심지어 그곳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친구하고는 8살 차이가 나더군요. 그때 장난으로 친구들이 ‘이모’라고 놀리는데 남자친구 얼굴이 빨개지더군요”라고 전했다.

김 씨는 나이차로 인해 주위 사람들이 갖는 편견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전하고 있다. “예전에 남자친구 부모님을 찾아 간 적이 있었는데 굉장히 반대 하시더라구요.”라며 “아직까지 나이 드신 분들은 연상 연하를 이해하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래도 이 모든 걸 감안하고서라도 지금 그이가 좋아요. 나이가 어리면 어때요 좋으면 됐죠. 연하에게서 느낄 수 있는 장점은 참 많아요”라고 연하남만이 갖는 매력은 쉽게 거부할 수 없음을 설명했다.

나이가 어리면 어때? 좋은면 그만~

▲ 드라마 천생연분의 한 장면
잡지사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박혜림(38)씨는 5년 전 지금의 남편 이경환(36)씨와 결혼했다. 펀드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이 씨와 박 씨는 기사 취재를 이유로 처음 만나게 됐다고 한다.

박 씨는 “제가 당시 재테크 관련 취재 중에 있었는데 그때 인터뷰했던 사람 중 한사람이 남편이었어요. 서글서글한 인상이 참 좋았죠”라고 당시 첫인상을 설명했다.

그녀는 “나이가 어리다는 것은 취재를 하면서 알게 됐어요. 그 이후에 취재 차 여러 번 만나다 보니 정이 들더라고요”라며 “나이가 어린 건 오히려 저에게 장점이 됐죠. 기자라는 직업특성상 보수적인 남편을 만나면 힘들거든요. 근데 남편은 연하다 보니 저보고 ‘믿음직하다’고 하며 전적으로 이해해주고 믿어주더군요”라고 전했다.

이어 “요즘 연상연하 커플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 다르게 좋아졌고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는 걸 알고 있어요. 굳이 나이에 얽매어서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봐요. 숫자에 불과하잖아요”라며 “연상은 연상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고 연하는 연하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는 거죠. 각자 편하고 끌리는 대로 만나고 사랑하는 거죠.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연상연하 커플이 늘고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자유로워졌다는 거잖아요”라고 연상연하 커플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설명했다.

젊은 연령층을 필두로 연상연하 커플은 과거 보수적인 인식이 깨어짐과 동시에 그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기성세대들은 쉽사리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지만 얽매이기를 싫어하는 요즘 세대들 사이에서는 이미 연상연하 커플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연하남의 귀여움, 현영이 부른 ‘누나의 꿈’과 같이 요즘 많은 여성들은 푸근함과 자신감을 앞세워 연하남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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