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아라 기자] 여야가 20대 국회 원구성 법정시한인 7일을 어겼음에도 불구, 국회의장직과 주요 상임위원장직을 두고 여전히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과 2당인 새누리당은 이날에도 국회의장 자리를 두고 한 치 양보하지 않는 신경전을 이어갔다. 거대 양당이 의장직 고수입장을 굽히지 않는 것은 국회의장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장은 일반적으로 국회 의사일정을 조율하고 본회의를 진행하는 역할을 한다. 즉, 입법행위는 물론이고 예산심의와 확정 등이 국회의장이 주재하는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지난 19대 국회에서 논란이 됐던 ‘직권상정권한’도 여전히 의장의 주요 권한이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지난 국회에서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을 국가비상사태를 들며 직권상정한 바 있다.
특히 내년 대선정국을 앞둔 상황에서 입법부의 의장직을 차지하는 정당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돕거나 견제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셈법이 숨어있다.
이에 더민주와 새누리당은 서로 국회의장직 사수에 목을 매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만나 더민주에서 의장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 세 개 상임위원장을 달라고 하는데 좀 양보할 길이 있느냐 했더니 예결위원장과 법사위원장을 함께 내놓겠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핵심 상임위인 법사위는 본회의로 입법안이 올라가기 전 마지막 절차를 거치는 상임위로 여야가 추진하는 법안에 좀 더 쉽게 길을 터줄 수 있는 알짜 상임위다. 새누리당은 예산안을 다루는 예결위에 더해 법사위까지 포기하면서라도 국회의장직을 사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국회의장직은 단순히 ‘협상용 카드’일뿐, 실질적인 논의는 핵심 상임위 배분에 있다고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법사위원장과 국회의장을 여야가 나누어 맡아왔던 관례에 따라 양보할 수 있는 상임위로 법사위 카드를 내민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대신 새누리당은 19대 국회에 비해 위원장직 2자리를 더 내줘야 하는 입장에서 운영위원회와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는 반드시 가져와야 한다는 계산이다. 운영위는 청와대를, 정무위는 국무총리실과 공정거래위원회를 소관기관으로 두고 있는 핵심 상임위다.
운영위를 야당에 내줬다간 앞으로의 국정감사나 청문회 정국에서 청와대를 겨냥한 야당공조에 밀릴수도 있다. 기재위 또한 정부의 경제정책들이 거쳐가는 상임위로 역대 국회에서 여당이 맡아왔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이 쉽게 양보할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런 탓에 더민주 측에서는 반대로 예결위원장직과 운영위원장직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국회의장직 선출을 두고 국민의당이 이날 자유투표를 제안하고 나섰다. 이에 더민주는 이날 의원총회를 통해 당론으로 자유투표 제안을 받아들였고 새누리당은 “숫자로 밀어붙이려는 야당의 횡포”라고 비판하면서 원구성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여소야대 정국에서 원구성을 최대한 늦춰 야권 주도의 국회를 늦추려는 새누리당과 원구성 지연에 따른 탓을 대선정국에서 여당에 돌릴 수 있는 더민주의 내부 전략상 협상이 장기간 연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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