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더불어민주당 당무감사원이 30일 가족을 보좌진으로 채용하는 등의 물의를 빚은 서영교 의원에 대해 만장일치로 중징계를 결정했다. 앞으로 당무감사원은 윤리심판원에 서 의원에 대한 중징계를 요청하게 되며, 최종 징계 수위는 윤리심판원에서 결정된다. 앞서 더민주 지도부는 29일 비대위 회의에서 서 의원 사건과 관련해 사안이 중대한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자진탈당을 권고했다. 서 의원은 일단 난색을 표명했다고 하나 사안의 중대함을 놓고 볼 때 이 수순대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비등(沸騰)한 여론을 감안할 때 어물쩍 넘기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민주는 6촌 동생을 비서관으로 채용한 안호영 의원에 대해서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중 잣대라는 비판이 나온다.
가족을 보좌진으로 채용한 것은 새누리당도 마찬가지다. 박인숙 의원은 조카와 동서를 보좌진으로 기용한 게 들통 났고, 김명연 의원도 동서를 보좌관으로 채용해 함께 일해 왔다고 한다.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난 것은 새누리당이 8촌 이내 친인척의 보좌관 채용 금지 방침을 결정한 날이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이 들통이 날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초록은 동색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새누리당은 전수조사를 해 이를 위반한 소속 의원은 강력히 징계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로 볼 때 국회의원들의 가족 채용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관행이라 할 정도로 일상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위해 일하라고 뽑아주는 것이다. 막대한 세비까지 챙겨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랬는데 기껏 한다는 게 국민의 세금으로 가족들 먹여 살린 셈이니 국민들 심정이 오죽하겠나. 이러니 국민들로부터 국회의원 가운데는 무슨 소년·소녀가장이 이렇게 많으냐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이다.
여론이 악화되자 새누리당은 여야 교섭단체 3당이 공동으로 법적·제도적 방지 장치를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한마디로 동병상련(同病相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현실화될 것으로 믿는 국민들은 별로 없다.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에게 손해가 될 일을 제대로 한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세비 올리기 등과 같은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일은 온갖 꼼수를 동원해서라도 기를 쓰고 처리해 왔다. 국민들은 국회의원 스스로가 보좌진으로 가족 채용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하기 전에는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만큼 국회의원들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이 같은 국민들의 심정을 알기나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