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재임 당시 감사원장을 지낸 한승헌 변호사는 "지난 73년 발생한 '김대중 납치사건'은 당시 박정희 정권의 지시에 따라 중앙정보부에 의해 자행된 희대의 정적 살해 기도였다"고 주장했다.
 
한승헌 변호사는 12일 서울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도쿄납치 생환 33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한 변호사는 "당시 정치적 비중이 매우 높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외국에서 납치 살해하려는 범죄는 최고 권력자의 지시나 승인없이 실행될 수 없었던 점 등으로 미뤄볼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대중 납치사건'을 지시했다는 점은 박 전 대통령 본인의 자백만 없을 뿐이지 다른 증거는 많이 있다"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또 "김대중 납치사건은 납치만을 의도한 것이 아니라 김 전 대통령을 살해해 마무런 흔적도 없게 하려는 완전범죄를 기도했음이 여러 정황 증거상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한승헌 변호사가 김대중 납치사건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해 의한 살해기도 사건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국정원 과거사건진실규명위원회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대중 납치사건을 직접 지시했는지에 대해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김 전 대통령측의 압박이나 반발로 해석된다.
 
한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사건의 핵심사항이 여러 개관적 증거와 정황에 의해 충분히 판단이 가능함에도 범행을 지시하거나 지휘한 상승부가 자백이나 답변을 거부한다고 해서 소극적인 결론을 낸다면 희대의 야만적 권력 범죄를 저지른 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성용 기자<매일일보닷컴 제휴사=대자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