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근로자 소득격차 6년 만에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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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근로자 소득격차 6년 만에 ‘최대’
  • 한종해 기자
  • 승인 2006.08.1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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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익빈 부익부’...계층간 양극화 심화

[매일일보 한종해기자] 지난 2분기 도시 근로자 가구 중 최상위 20% 계층의 소득은 최하위 20% 계층의 5.24배에 달했다. 지난해부터 다시 확대되기 시작한 소득격차는 지난 2000년 이후 6년 만에 최고다.

근로자들이 소득이 늘어도 지갑을 열지 않는 현상도 심화됐다. 세금과 이자 등을 내고 난 뒤에 처분 가능한 소득은 288만원으로 7% 가까이 늘었지만, 소비성 지출은 6%가량 늘어난 211만원에 그쳐 평균 소비 성향이 73.3%에 머물렀다.

외환 위기 직후인 지난 98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계층간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상 하위 계층간 가구소득 격차가 최대 50배에 이를 정도라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범정부 차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 하위 계층간 소득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자칫하면 국가경제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은 상위계층의 소득은 늘어나는 반면 하위계층의 소득은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상위계층인 금융 자산가들은 주식시장활황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소득이 크게 늘어난 반면 하위계층은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도시근로자가구 소득배율은 환란 때인 1998년 5.49로 급등했다가 2001년 5.04, 2002년 5.02, 2003년 5.00, 2004년 4.93으로 낮아지며 소득 불균형이 완화되는 추세를 보여 왔다.

이처럼 도시근로자가구의 소득배율이 악화된 것은 경상소득 보다는 비경상소득의 영향이 컸을 뿐 아니라 경조소득과 퇴직일시금 등 비경상소득 증가율(36.2%0이 이례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더 큰 문제는 가계 소득이 늘어나는데도 불구하고 서민들이 지갑 열기를 주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방증이라고 하듯 도시근로자가구의 2.4분기 월평균 소득은 6.5%, 거처분소득도 6.8% 증가지만 소비지출은 작년 동기보다 5.8%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처럼 서민들이 지갑열기를 주저하는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은 부동산 가격 상승이다. 이로 인해 주거비가 14.2%로 급증했을 정도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고유가로 인한 교통통신비(10.5%)급증도 여기에 한몫했다. 세금도 빼놓을 수 없다. 도시근로자가구의 월평균 조세지출이 작년 동기보다 13.5%나 늘었다.

집값, 고유가, 세금이 서민 가계의 소비 여력을 급감시킨 주범이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위원은 “일자리 창출이 충분하기 않은 가운데 고용의 질말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세금 증가나 금리 인산 등에 따라 소비지출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양극화 해소는 참여정부가 내건 국정과제의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범 대보다 소득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것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도시가구의 소득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는 현상은 당정의 양극화 해소를 위한 노력이 실패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양극화 해소를 정치 담론으로까지 끌어올린 당정은 고소득층 중과세에서부터 ‘정부 세금을 재원으로 삼는 고용증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대책을 추진해왔지만 결과는 실효적이지 못했다. 분배 개선이라는 정치구호를 앞세우며 정부가 직접 나선 일자리 창출은 ‘아르바이트 직업의 양산’이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일시적 효과에 그쳤다. 그 결과 2002년 2%이던 일자리 증가율이 지난해 1.3%, 거의 절반수준으로 반감했다. 거꾸로 2002년 3.3%였던 실업률은 2004년부터 3.7% 수준으로 높아졌다.

가구간 소득격차는 환란 때 급격히 벌어졌다. 그 후 점차 줄어들던 소득격차가 다시 벌어지는 등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다시 심화되고 있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다 아니라고 본다.

서민경제의 위기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민간소비가 위축되면 경제가 활력을 되찾기 힘들다. 정부가 올해 5% 경제성장이 무난할 것이라고 낙관론을 펴고 있지만,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마저 소비 및 건설투자 부진으로 경기 준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부동산 정책을 비롯, 경기를 되살릴 방도를 서둘러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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