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의원만도 40여명에 이르러"
고건 전 국무총리의 대권 로드맵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고 전 총리는 오는 28일 희망한국국민연대(희망연대) 발족을 시작으로, 9월 중에는 대권도전 출마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올 연말이 지난 후에는 70~80여명에 이르는 현직 의원들을 규합해 새로운 세를 형성할 전망이다. 이에 고 전 총리는 13일 오전, 대학로에 위치한 판타지움 극장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을 관람한 뒤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국민들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다"고 스스로 시인하면서, 무더위가 끝날 때쯤에는 새로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대권행보를 향한 본격적인 걸음을 시작했다. 고 전 총리가 희망연대를 대외 창구로 삼아 9월부터는 현 정치권에 대한 본격적 개입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실제로 고 전 총리는 이 날 간담회에서 "희망연대는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정치를 업그레이드시켜 정치 품질을 개선할 것"이라며 희망연대의 역할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희망연대는 시작일 뿐이다. <미래와 경제> 관계자는 한발 더 나아가 "9월이 되면 고 전 총리가 공식적인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희망연대 출범 후 고 전 총리의 대권출마 선언이 이어질 것임을 귀띔했다. 대권행보가 빨라지면서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물밑 움직임도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이 날 간담회에서 고 전 총리는 "정치인들과 가끔 비공식적으로 대화하고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미래와 경제> 관계자는 "정계개편에서 고 전 총리와 함께 할 현직 의원은 70~80여명에 이르고, 이 중에서 열린우리당 의원은 40여명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해, 고 전 총리가 이미 상당수 현직 의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희망연대, 고 전 총리의 공식적 대외창구 역할고건 전 총리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정치 일정에 대해 언급했다. "그동안 국민들을 너무 기다리게 했다"면서 무더위가 끝날 때쯤에는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점을 시사한 것이다. 신중한 태도로 일관해왔던 그 동안의 행보에 비추어보면 이례적인 발언이다. 흔히 무더위가 지속되는 시점을 8월까지로 생각했을 때, 고 전 총리가 찬바람이 부는 9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정치 일선에 뛰어들겠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이는 오는 8월 28일에 희망연대가 출범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하는데, 고 전 총리는 이 날 간담회에서 희망연대의 역할에 대해 "희망연대는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정치를 업그레이드시켜 정치 품질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희망연대가 정치적 결사체로 해석되는 것에는 경계를 하면서도, 희망연대의 역할에 대해선 정치적 의미를 부여한 셈이다. 고 전 총리의 씽크탱크 역할을 하는 <미래와 경제>의 한 관계자는 이 날 간담회 이후 <폴리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희망연대는 정치인들이 포함된 정치 결사체는 아니다"며 선을 그은 뒤 "다만 정치적 대안 제시 등을 통해 주요 정치현안이 있을 때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기존에는 미니홈피인 <렛츠고>와 김덕봉 전 공보수석 외에는 이렇다 할만한 대외창구가 없었는데, 희망연대가 발족되는 것을 계기로 고 전 총리는 정치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식적인 대외창구를 얻게 되는 것이다. 또한 고 전 총리는 희망연대 공식성명서 등의 형식을 빌어 주요 정치 현안이 있을 때마다 그에 따른 입장도 순발력 있게 발표할 수 있어, 희망연대 출범은 고 전 총리의 대권행보가 속도전에 돌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전망이다. 이처럼 1년 반에 걸친 신중한 행보를 접고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시동을 건 고건 전 총리. 고 전 총리가 대권행에 더욱 속도를 붙일 9월, 고 전 총리의 행보와 더불어 정치권에서 일어날 여러 변화들에 관심이 쏠린다.
류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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