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 결정 이후 통상마찰 우려 확산…정부 외교력 시험대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정부의 고고도방위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으로 중국과의 통상 마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중국의 시류 변화는 심상치가 않다. 특히 지난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중국 시장이 전면 개방됐지만 비관세장벽 철폐는 느껴지지 않는 상태에서 이번 사드 배치는 한국 정부의 외교력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기회의 땅’ 빗장부터 풀어야
②5년근은 식품 6년근은 의약품 검역기준
③립스틱 색깔별로 허가 받아라...허가만 수개월
④업체별 대응은 한계 민관 합동 대응해야
“사드 배치와 관련된 한국 기업과 서비스 기구를 제재하고, 그들과 다시는 경제관계, 왕래를 하지 말고 중국시장 진출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의 사설 내용이다. <환구시보>는 연일 한국의 사드배치와 관련해 강경한 논지를 내놓고 있다.신문은 홈페이지를 통해 ‘사드를 배치하는 한국을 제재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설문조사를 진행, 응답자의 88.3%(1만444표)가 ‘제재를 지지한다’는 찬성 입장을 밝혔다. <환구시보>의 ‘사드’ 관련 논조를 중국 당국의 공식 입장으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중국의 여론을 알아볼 수 있는 척도라는 평가도 있다.실제로 중국은 지난 2001년 일본의 중국산 대파 등 품목에 대한 세이프가드에 대한 무역 부복으로 일본산 자동차, 핸드폰 등에 대한 특별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또한 일본, 필리핀, 베트남과의 영토분쟁 때에도 특정 품목에 대한 수출 중단뿐 아니라 상대국 관광을 제한하는 조치도 내렸다.지난 14일 중국 상무부가 태광산업의 아크릴섬유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서 예비판정(6.1%)보다 낮은 4.1%의 반덤핑 관세 부과 판정을 내린 것도 이런 분위기을 반영했다는 해석이다. 중국 상무부는 일본과 터키 기업에는 8.2~16%의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한국의 총수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부분은 10.7%에서 지난해에는 26.0%로 2배 이상 증가했다.지난해 12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 개방됐지만 여전히 중국의 보호무역 기조로 일부 업종은 무관세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관세는 철폐됐지만 관세 이외의 수단을 이용한 비관세장벽으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한국무역협회의 국가별 비관세장벽 현황에 따르면 중국의 비관세장벽은 26개로 전 세계 비관세장벽 48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위 인도네시아(5개), 3위 일본(4개), 4위 미국(3개) 등을 압도한다. 최근 4년간 중국으로 수출된 제품 중 비관세장벽 때문에 통관 거부된 사례는 9043건에 달하고 지난해에만 1067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중국은 2008년 이후 한국에 대해 ‘위생 및 검역’(SPS), 기술장벽(TBT)을 중심으로 크게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중국의 한국 물품에 대한 반덤핑 조치는 2000년~2008년 기준 46건에서 2009년~2015년은 8건으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위생 및 검역과 기술장벽 건수는 각각 249건, 507건에서 887건, 681건으로 급증했다.특히 한국의 대(對) 중 수출품 가운데 통관거부를 당한 제품은 주로 가공식품인 것으로 전체의 70%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공식품 중 통관거부 사유는 주로 포장 불합격, 라벨 불합격, 유통기간 초과 등으로 비교적 경미한 부분에서 거절당한 것으로 집계됐다.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중국 수출 의존도가 커진 상황에서 중국의 대(對) 한국 비관세 장벽이 높아진다면 국내 외수경기 회복에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사드 배치로 중국의 혐한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중국 진출 국내기업의 경영 악화뿐 아니라 요우커의 국내 관광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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