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근우·나기호 기자]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의 흑자 규모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특히 이중에서도 통신과 시스템통합(SI)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이통사와 SI업체도 저마다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내부 조직을 재정비하거나 신기술 연구개발(R&D) 강화, 글로벌 콜라보레이션(협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보단 해외에서 승부수를 띄워 제2도약에 나선다는 각오다.
국내 통신과 SI가 가진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신진 기술력에 뒤쳐진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 알아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통신·SI, 국내 넘어 해외로
② 스타트업·벤처와 동반성장
③ 막연한 장밋빛에 비관론 대두
④ ‘따로 또 같이’ 전략으로 극복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내수 한계를 느끼고 미래 신먹거리 창출을 위해, 국내를 넘어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으로 인한 번호이동 고객 감소, 가입비 폐지, 알뜰폰 활성화, 20% 요금할인, 데이터 요금제 출시 등에 따라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지난 2012년 이전 상황으로 후퇴하며 정체기에 빠졌다.
대형 시스템통합(SI)업체는 대기업 참여 제한으로 공공정보화 시장에 진출할 수 없게 되자, 탈(脫)SI를 추진하며 종합 정보기술(IT)서비스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주력 사업 뿐 아니라 이를 대체할 비(非)SI 사업 비중을 점차 늘려가는 추세다.
이통 3사, 신기술의 향연
이통사는 5G, 사물인터넷(IoT), VR·AR 등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우선 5G의 경우, 오는 2020년까지 상용화한다는 것을 목표로 각사마다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5G 서비스 맞춤형 가상화 기술에 몰두하고 있고, KT는 평창동계올림픽 5G 시범 서비스 준비에 한창이다.
LG유플러스는 5G 선행기술이라 불리는 4×4미모(MIMO)로 네트워크 속도와 품질을 개선하고 있다. 롱텀에볼루션(LTE)에서의 강점을 무기로, 5G도 선도하겠다는게 복안이다.
IoT도 이통사의 주요한 미래 신먹거리 중 하나다. 본격적인 IoT 시대에 앞서 SK텔레콤은 로라(LoRa) 네트워크를 전국에 구축을 완료하고, 생활가치 및 IoT 플랫폼 구축에 분주하다. KT도 ‘LTE-M’ 전국망 서비스 상용화를 통한 소물인터넷(IoST) 사업을 본격화했다.
LG유플러스는 홈IoT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보이고 있다. 서비스 출시 1년여만에 가입자 36만명을 넘어섰고, IoT 조직을 부회장 직속으로 개편하는 등 올해 말까지 홈IoT 서비스를 50여종으로 대폭 확대해, 50만 가구를 확보하는게 목표다.
이와 별개로 최근엔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의 영향으로 통신 시장에서도 VR·AR 시장이 각광받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0년부터 VR·AR 기술 개발을 지속해왔으며 그 결과 지난 2014년엔 AR 플랫폼 ‘T-AR’을, 올해는 AR·VR 플랫폼 ‘T-리얼’을 공개한 바 있다.
KT는 VR·AR 사업 활성화를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 한국마사회 등과도 협력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며, 홀로그램 전용관 K-라이브도 열어 관련 콘텐츠 시장을 이끌고 있다. LG유플러스는 LTE비디오포털에서 다양한 장르의 ‘360도 VR’ 동영상을 무료 제공중이다.
IT서비스 빅3, 사업 영역 확장
삼성SDS는 물류 업무처리 아웃소싱(BPO)을 성장동력으로 삼아왔다. 지난 2분기 기준으로 매출 비중도 41%를 차지한다. 최근엔 모바일 보안 솔루션 사업을 한국, 아시아, 미국에 이어 유럽시장으로 본격 확대하고 있다.
삼성SDS는 모바일 인증 솔루션 FIDO와 삼성전자의 녹스 모바일 보안 플랫폼을 제공해, 영국 2위 투자은행 바클레이의 디지털 은행 서비스 개발을 함께 지원하기로 했다. 또 유럽 금융 및 공공 보안 솔루션 업체인 지앤디(G&D), 영국 유무선 통신회사 등과도 업무 협약을 맺고 모바일 인증·보안 솔루션을 공동 추진·공급하기로 했다.
SK주식회사 C&C는 인공지능(AI) 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한국IBM과 왓슨 기반의 AI 사업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AI브랜드 ‘에이브릴’을 소개했다. 양사는 내년 초 에이브릴의 본격 상용화를 위해 IBM 왓슨의 한국어 학습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 SK주식회사 C&C는 ‘스마트 팩토리(고차원 자동제어공장)’ 종합 솔루션 브랜드 ‘스칼라’를 선보였다. 이 솔루션은 이미 중국 홍하이 그룹 충칭 공장의 프린터 생산라인 중 한곳에 적용돼 있다.
SK주식회사 C&C 관계자는 “AI를 기반으로 공장의 디지털 혁신과 스마트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오는 2020년까지 스마트 팩토리 연매출 5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 CNS는 ‘스마트 에너지’로 재기를 노린다. 지난 2007년 국내 태양광 사업을 시작으로 신재생에너지에 주목하고,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스마트 마이크로그리드 솔루션을 적용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