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유해성 경고 pH농도 9넘는 제품.. 처음처럼 해당 안 돼"
전문가들 "알칼리 효능 선전 부당 이득 챙기려는 얄팍한 상술"
두산 주류BG는 올 초 출시한 ‘처음처럼’을 세계 최초의 알칼리 수 소주라고 선전하면서 몸에 좋다는 식의 간접 광고를 하며 참이슬이 독점하다시피 한 소주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처음처럼’이 건강에 좋은 알칼리 환원수로 술을 만들어 숙취가 적고, 목 넘김이 부드럽다는 선전문구도 빠뜨리지 않았다.
두산은 ‘세계 최초 알칼리 수 소주’,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알칼리였다’, ‘알칼리 수 작은 입자가 소주 맛을 살렸다’, ‘당신은 지금 알칼리인가’ 등의 시리즈 광고 카피로 알칼리 수가 몸에 좋다는 것을 간접 표현하며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있다.
그러나 알칼리 수 효능에 대해 이미 지난해부터 식약청과 전문 교수들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여서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또 알칼리 이온수기는 모두가 일본에서 수입한 것인데 일반 물을 전기를 이용해 pH농도를 7.3 이상(알칼리 수 기준)으로 환원시킨 것으로 습관적이거나 과다 복용 때 위장장애, 피부질환 등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식약청과 전문가들이 지적해 문제가 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2월 식약청은 알칼리 수 효능을 강조한 업체 35개를 허위과장 광고로 적발하고 “알칼리수를 과용할 경우 위장장애, 안구자극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특히 일반 소비자가 이온수기의 전기 환원 알칼리수를 마실 경우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환경부측도 최근 “알칼리수를 습관적으로 마시다가 근육통을 호소한 소비자가 있었다”며 “정수기물 먹듯 계속 마시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 역시 “알칼리수가 건강에 좋다는 뚜렷한 근거가 없다”며 “자체적으로 pH를 조절하는 우리 몸의 기능을 무시하고 어느 한쪽으로 기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서울대학교 가정의학과 유태우교수는 “알칼리수가 몸에 좋다는 것은 근거 없는 믿음”이라며“알칼리수를 음용한 부류와 그렇지 않은 부류를 비교 연구한 결과 알칼리수를 음용한 부류에서 질병치료효과 또는 건장증진효과가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진정한 알칼리수를 마시려면 산 등지에서 자연 생성돼 각종 미네랄 등이 풍부하게 함유된 천연 알칼리수를 마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산 "알칼리 논란 처음처럼 포함은 오해" 반박
이에 대해 두산 측은 “현재 일본은 NBC 방송 등에서 특집 등을 통해 알칼리 이온수가 당뇨병 등을 치유한다는 임상실험 결과를 방송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어 이를 활용하고 있다”라며 “알칼리 이온수는 물의 pH농도를 7.3이상으로 만들기 때문에 pH농도로 인해 몸에 좋은 마그네슘 칼슘 등은 남아있고 몸에 나쁜 나트륨 칼륨 등은 산성화되어 빠져 나가므로 항산화 작용 등으로 몸이 좋아진다는 단순한 원리”라고 덧붙이며 “식약청의 경고는 일부 문제가 되는 pH농도가 9를 넘는 제품을 지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두산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 “먹는 물 기준치 pH 8.5% 이상 매일 2리터 이상 1년 이상 복용할 경우에 부작용이 일어난다”며 “알칼리 수 논란에 처음처럼이 포함돼 있는 냥 비춰진 것은 오해”라면서 “처음처럼은 pH8.3 이하로 먹는 물 기준치에 적합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알칼리 수 유해성 논란에 두산 측은 적지 않은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한편 두산 주류는 이 같은 알칼리 수 예찬으로 인해 지난 5월초 국내 샘물협회에서 이를 저지하기 위한 광고를 하는 등 샘물협회와도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처럼’은 지난 2월 출시 후 꾸준히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지난 6월 전국 시장점유율 9.5%,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15.1%를 기록하면서 참이슬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한종해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