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연쇄 성폭행이 발생해 시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어린이 연쇄 성폭행범이 검거된 이후 4개월 만에 또다시 발생한 범죄라 인천시의 치안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2시 쯤, 40대 초반의 남자가 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한 여학생에게 다가갔다. 이 남자는 차 열쇠를 잃어버렸는데 도와달라며 여학생을 자신의 승합차 쪽으로 유인했다.
이후 갑자기 돌변한 남자는 여학생을 자신의 승합차에 강제로 태운 뒤 인적 드문 곳으로 이동, 차안에서 성폭행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일 아침 8시 검암 2지구의 한 교회 앞길에서 초등학교 6학년 여자 어린이가 이 남성의 짐을 들어달라는 부탁을 들어주는 선심을 베풀다 승합차 안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이런 수법으로 인천 서구와 계양구 지역에서만 모두 7명의 여학생이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 피해자는 고등학생 1명을 비롯, 중학생 3명, 초등학생 3명이었다. 경찰조사 결과 사건이 일어난 곳은 반경 8km 지역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다시 재연된 연쇄 성폭행... 시민들의 불안은 최고조
이번 인천 연쇄 성폭행범은 지난 4월 인천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어린이 연쇄 성폭행범과 비슷한 색채를 띠고 있다.
초·중·고 힘이 약한 미성년자만을 범행 대상으로 노렸다는 점과 도움을 요청하며 피해자들의 성의를 이용했다는 점. 그리고 인천 시민들을 큰 불안에 빠뜨렸다는 점이다.
인천시 계양구에 살고 있는 주부 김 모(36)씨는 연이어 등장하는 성폭행범의 등장에 불안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김 씨는 “이번 년도, 아니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이곳에서 연쇄 성폭행 사건이 몇 번이 일어난 건지 모르겠다. 불안해서 아이들을 키울 수가 없다. 아이들에게 나가서 놀지도 말라고 교육시키고 있다”라며 “연쇄 성폭행이 일어나도록 놔두는 인천 경찰은 뭐하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라고 불안을 호소했다.
이어 “몇 개월 단위로 계속해서 연쇄 성폭행범이 나온다는 것은 인천시 치안 상에 커다란 구멍이 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6월 경찰은 3번째 범죄가 발생한 이후 범행에 사용된 차량과 같은 차종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며 범죄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을 산하 지구대에 지시했으나 이후에도 계속해서 범인은 붙잡히지 않고 범행을 저질렀다. 특히 초기 범행 장소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서 4건의 추가 성폭행 사건이 발생해 경찰 수사에 허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치안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순찰활동을 강화하긴 했지만 용의자의 범행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통감한다”며 “용의자가 범행 현장에서 별다른 증거를 남기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최대한 집중, 역량을 발휘해 범인을 검거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 경찰청은 성폭행 사건에 대해 현상금 5백만 원을 걸고 공개수사에 나섰다. 지난 21일 용의자의 몽타주를 작성해 각 경찰서와 지구대등에 배포, 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