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 "국감 앞두고 하필 감사위원들 찾아갔나" 논란 주택보증 "국감 문제 생각 안해 일 처리 미흡" 인정
[매일일보닷컴= 권민경 기자] 건설교통부 산하 정부출자기관인 대한주택보증(이하 주택보증)의 '농촌사랑' 이 이상한 방향으로 불거졌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관계자와 주택보증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주택보증 직원 2명이 '농촌사랑예금'에서 조성된 8천만원 가량의 금액을 농촌에 지원할 수 있도록 선정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는 것이다. 즉 건교위원 26명이 각각 선정하는 지역에 3백만원씩을 나눠서 지원할 수 있도록 지원 대상을 골라달라는 얘기. 문제는 주택보증이 오는 10월 11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바로 건교위의 감사대상기관이라는 점이다. 국감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굳이 건교위원들을 찾아와 지원금을 주겠다는 것에 일각에서는 그 의도를 두고 이런 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주택보증 "일 처리 미비한 점 있었다" 시인
"국감 시기와 우연히 맞물려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한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의혹에 대해 주택보증은 우선 일 처리에 미비한 점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그러나 주택보증 측은 "당초 농협중앙회로부터 '농촌사랑예금' 지원 대상 선정에 관한 요청을 받았다" 고 설명했다.
주택보증 기획부 관계자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지점에서 정식 공문은 아니지만 9월말까지 지원 대상을 정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것.
이에 고심 끝에 가장 효율적으로 지역 선정을 할 수 있는 곳이 건교위라고 판단해 위원들을 찾아갔다는 것이 주택보증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농협중앙회에 확인한 결과 '농촌사랑예금'은 법인인 경우에는 예금자가 지원자를 선정하기도 한다고 했다. 농협중앙회 한 관계자는 "통상 중앙회측이 기금을 지원할 지역을 선정하지만 법인에 따라서는 선정 요청을 하기도 한다" 며 "이렇게 해서 선정된 지역으로 중앙회 경로를 통해 기금이 전달된다" 고 말했다.즉 주택보증에서는 건교위원들에게 지역 선정만을 부탁한 것이지 실제적으로 기금 전달은 중앙회를 거쳐서 도달한다는 것이다.
일각 "국감시기 앞두고 건교위 접촉" 의혹
그러나 주택보증의 의도가 순수하게 농촌지원을 위한 것이었다해도 그 방법 상 문제에 대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일각에서는 "하필 국정감사를 받아야 하는 시점에서 굳이 농촌 지원과 연관성이 크지 않은 건교위원들을 찾아갔느냐"를 놓고 왈가왈가하고 있는 상황.
더욱이 필요하다면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서 처리해도 됐을 일을 비공식적으로 찾아가 부탁했느냐에 대한 지적도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주택보증 한 관계자는 "기금을 어떤 방식으로 어느 곳에 쓸 것인가를 많이 고민했는데, 사실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며 "한 지역에만 지원하는 것보다는 여러 지역에 나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건교위원들을 찾아간 것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국감이 전혀 문제가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 요청을 했다면 일이 투명하게 진행됐을 것" 이라며 "문제가 이렇게 확대될 줄은 몰랐다" 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