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R&D에 1000억원 투자…글로벌 임상으로 신약개발 박차
자가면역질환 치료제·헌팅턴 치료제·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등 연 이어 해외 임상 진입 예정
[매일일보 김형규·홍승우 기자] 글로벌 제약시장의 후발주자인 우리나라 제약업계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양강장제, 비타민제 등 건강과 관련된 일반의약품과 제네릭(복제약) 생산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 2010년대 들어서는 국민들의 보건·위생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제약산업이 기술집약도가 높은 첨단 부가가치 산업으로 재조명 받게 되며 분위기가 달라지게 됐다. 지난해에는 한미약품이 다국적 제약사들과 8조원이 넘는 기술수출 계약에 성공하기도 했다. 또한 몇몇 제약사들이 꾸준히 세계 시장에 노크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제네릭에 의존했던 제약업계에서 한미약품과 같이 R&D 사업에 집중 투자하기에는 ‘실패’라는 리스크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에 <매일일보>에서는 ‘비상’과 ‘도태’의 기로에 서 있는 국내 제약사의 현황을 살펴본다. <편집자주>올해 상반기 제약사들은 연구개발(R&D)에 투자를 크게 늘렸다. 그동안 R&D 투자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한미약품은 다소 감소했으나, 대부분의 상위 제약사들이 적극적으로 R&D 투자액을 늘린 결과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 제약사 30곳의 연구개발비는 전년 동기대비 10.5% 증가한 4925억원으로 나타났다. 30개 제약사 중 20개사가 작년 상반기보다 투자를 늘렸고, 10개사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10%를 넘어섰다. 이 같은 제약사들의 투자 확대는 연구개발이 회사의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필수 투자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종근당의 약진은 특히 두드러진다.종근당은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대비 30% 이상 늘어난 534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했다. 상장제약사의 R&D 투자액이 전년 동기대비 10.5%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종근당은 연구개발비에 그야말로 파격적인 투자를 한 것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1000억 원 이상이 연구개발에 투입된다. 종근당의 과감한 투자는 해외에서 성과로 나타났다.◇ "세상에 없는 신약 개발이 목표"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먼저 성과를 보이고 있는 종근당의 차기 신약 후보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이다. 지난해 5월 글로벌 신약으로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재)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과제로 선정돼 유럽 임상 진입에 필요한 지원을 받기도 한 치료제다.CKD-506은 다양한 염증성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히스톤디아세틸라제6(HDAC6)를 억제해 염증을 감소시키고, 면역을 조절하는 T 세포의 기능을 강화해 면역 항상성을 유지시키는 새로운 작용기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지난 8월에는 유럽 임상 1상을 승인받아 올해 하반기에 임상을 수행할 예정이다. 새로운 기전의 CKD-506이 개발에 성공하면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로 더욱 확대될 글로벌 시장에서 기존 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자가면역질환 치료제·헌팅턴 치료제·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등 연 이어 해외 임상 진입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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