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비리사건 때마다 검찰 수사 피해가
‘이용호 게이트’와 ‘굿모닝시티 사건’ 등 대형 비리사건 때마다 항상 검찰의 수사를 피해갔던 금융전문브로커 박모씨(51.구속)의 수사가 본격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씨는 청광실업과 대양토건 등 8개 건설사의 실제 소유자로 B상호저축은행과 J상호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도 숨은 실력자로 통하는 인물이다.
박씨는 전남 출신으로 동향인 김봉호 전 국회부의장의 인척으로 알려져 있으며 2002년 ‘이용호 게이트’ 당시 이씨의 돈 5000만원을 김 전 부의장에게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형사처벌은 면했다.
박씨는 ‘이용호 게이트’와 ‘굿모닝시티 사건’ 등 대형 비리 사건에 핵심인물로 이름이 올랐지만 그때마다 검찰의 수사를 피해갔다.
당시 국정감사에서도 박씨 관련 의혹이 떠올랐고 박씨가 이후에도 제2금융권 불법대출을 알선하는 등 금융브로커 노릇을 계속했다는 점에서 부실수사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씨는 DJ정부 시절 급성장한 S그룹 P회장과 두터운 친분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DJ정부와 현 정부 인사들과도 교분이 있다는 후문이 나돌고 있다.
이런 박씨가 입을 열 경우 또 다른 ‘게이트형 사건’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신안그룹 B회장과 돈독한 관계인 박씨는 2001년 B회장과 함께 10억원대 내기 골프를 치다가 상습도박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검찰은 또 박씨가 충남 천안지역 저축은행들이 230억원을 대출하는 과정에서 박씨가 개입한 단서를 포착하고 이에 대한 수사도 확대중이다.
또 2003년 1월 정 모씨에게 양도 권한이 없는 한양 상가 9곳의 인수권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양도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230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상가는 건설회사인 한양이 법정관리를 받고 있어 임의로 매도할 수 없었다.
박씨는 또 2002년 건설회사 한양을 인수하려던 동대문 굿모닝시티 분양사기 사건의 주범이었던 윤창열(수감)씨간 대출알선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등)도 있다.
윤씨는 "대출을 알선해 주면 한양이 갖고 있는 상가를 재개발해 이익금의 50%인 400억원을 주겠다"는 약속을 박씨에게 했고 박씨는 자신이 주주로 있던 J상호저축은행을 통해 200억여원을 대출받도록 알선했다.
2002년 당시 박씨는 윤창열 굿모닝시티 대표가 당시 파산절차를 밟고 있던 H건설을 인수하는 데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는 자신이 주식 51%를 매수했다.
그러나 주주들의 동의는 받지 못한 상태인 J상호저축은행을 실제로 인수한 것처럼 속여 200억원을 대출받도록 유도했다.
검찰은 또 2002년 말 윤씨가 S저축은행에서 대출받도록 박씨가 도와준 뒤 5억원을 받은 혐의도 포착했다.
검찰에 파악된 박씨 관련 대출액 규모는 B상호저축은행 등 2곳 200억원과 J상호저축은행 200억원 등 모두 600억원대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8부(차동언 부장검사)는 이 같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박씨를 지난 5일 구속했다.
검찰은 또 박씨가 건설사 등을 운영하는 권덕만(43.구속)씨에게 200억원의 대출을 알선해주고 50억원 이상의 커미션을 챙긴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이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