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펀드 투자, 투자인가? 대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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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펀드 투자, 투자인가? 대가인가?
  • 김준성 기자
  • 승인 2006.09.1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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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외환銀 보고펀드 400억 투자 경위수사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매입 의혹과 관련해 외환은행의 비자금 조성 혐의를 포착한 검찰은 외환은행과 보고펀드간 투자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최근 외환은행 IT사업본부에 중수1과 소속 수사관 6∼7명을, A사 금융사업본부에는 검사 1명과 수사관 10명을 불시 투입해 정오부터 2시간 가량 압수수색을 벌였다.  
외환은행은 그동안 비자금 조성 혐의와 지난해 4월 보고펀드 출범당시 투자 연관성을 놓고 각종 의혹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펀드는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었던 변양호(구속)씨가 이모씨와 함께 지난해 4월부터 공동대표로 운영중인 사모펀드다.변씨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에 인수하도록 했던 정부의 핵심인물이었다. 검찰이 외환은행의 보고펀드 투자에 의혹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보고펀드에는 외환은행 뿐 아니라 국내 주요 금융기관과 대기업에서 투자를 하고 있는 상태이다.  ‘보고펀드가 뭐길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보고펀드는 생성초기부터 심상치 않은 의혹들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보고펀드의 투자가치 이면에 대표가 전 재경부 주무국장이었던 변양호씨였다는 점에서 보고펀드 투자가 대가성이 있다고 오인받기에 충분했다.  특히 외환은행 투자금은 보고펀드의 성공적 출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 업계의 후문이다.  당시 보고펀드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체 약정규모가 5천억원은 넘어야 금융기관으로부터 1천억대의 약정을 할 수 있는 상태였다.  보고펀드는 그 당시 총 약정규모가 5천억원이 안됐지만 외환은행장 전결로 4백억원을 약정, 보고펀드의 5천억원 펀딩 목표를 채우는 데 막바지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투기자본감시센터 이대순 변호사는 "외환은행은 보고펀드를 도와주기 위해 4백억원을 약정했지만 자기가 원하는 수익을 얻기 힘든 구조에서 수수료는 냈다. 이건 특혜를 넘어 대가성 있는게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로 외환은행이 보고펀드와 맺은 투자계약을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조항이 눈에 띈다.  ‘론스타가 떠나고 외환은행의 새주인이 오면 투자 약정도 자동해지된다’는 부분이 바로 그것이다.  통상 사모펀드의 투자사업은 투자대상기업의 발굴과 투자, 이익, 회수까지 최소 2~3년이 걸린다는 점에서 계약상 의혹이 남는 부분이다.  보고펀드가 금융감독원에 등록한 지난해 8월 론스타는 이미 외환은행 매각주간사로 씨티증권 등을 선정하고 매각준비에 들어간 상태였기 때문이다. 조만간 주인이 바뀌어 투자약정이 자동해지를 눈앞에 둔 상황인데도 단순투자라며 4백억원을 약정한 것이다.  거기다 투자이익을 얻기 힘든 상황에서도 외환은행은 투자금액과는 별도로 운용수수료를 꼬박꼬박 보고펀드에 지급했다.  투자 약정규모의 1.4~1.75% 정도인 보고펀드 수수료율 체계에서 외환은행의 수수료율은 1.7% 전후로 알려졌다. 1년에 약 7억원을 투자금과 별도로 지급했다는 셈이다.  그렇다면 외환은행은 보고펀드 4백억원 약정액과 7억 상당의 수수료를 어떤 방식으로 충당했을까.  최근 검찰이 론스타 헐값매입 의혹에서 외환은행 비자금 조성으로 방향을 급선회한 정황도 외환은행의 혐의를 포착한 것에 따른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따라 검찰은 정부와 론스타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던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에 대한 압박전술을 구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은행이 검찰로부터 현재 수사핵심으로 지목받고 있는 것은 2002년 3월 A사와 계약한 차세대 전산망 구축 부분이다.  시스템 구축은 2003년 1월부터 시작해 2005년 2월에 완료됐다.A사의 수주금액은 200억원이지만 외환은행이 전산장비를 납품받으면서 지출한 비용은 7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의혹을 사고 있다.  문제는 외환은행의 비자금 조성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매입 시기인 2003년 8월 전후로 발생했다는 것이고 이 시기는 전산망 구축이 한창 진행중인 때라는 점이다. 검찰은 당시 외환은행장이었던 이강원(2002.4~2003.11)씨에 수사초첨을 맞추고 있으며 A사간 금품수수 가능성 차원에서 최근 A사 금융사업본부를 불시에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검찰은 당분간 이강원 전 행장의 지시로 비자금 조성이 이뤄졌는지, 사용처를 보고받았는지 등을 규명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비자금이 은행매각을 위한 로비자금으로 쓰였다면 그동안 먹구름에 가려져 있던 외환은행 매각의혹은 마무리 수사를 향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강원 전 행장은 피고발인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으면서도 당시 상황을 제대로 진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얼마나 수사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검찰은 비자금 분야에 수사력을 집중하면서도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의 진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스티븐 리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에 대한 신병확보도 병행중이다. 외환은행과 C사의 압수수색 이전에는 B그룹이 보고펀드에 투자한 사실을 놓고 검찰의 의혹을 받아왔다.  지난달 30일부터 3일간 동안 B그룹 비서실 K상무를 소환해 비밀리에 조사한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다.  수사배경은 K상무 차명계좌에서 12억원의 뭉칫돈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K상무는 B그룹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전해졌다.  B그룹은 2002년 C생명 인수당시 변씨가 재경부 주무국장이었던 만큼 보고펀드 12억원이 C생명 인수를 도와준 것에 대한 대가성 투자금으로 검찰의 의혹을 받아왔다.  그러나 B그룹 관계자는 “12억원은 보고펀드의 단순투자”라고 언급했으며 “보고펀드에 투자가치 있다고 판단해 자발적으로 투자한 것이다”고 말했다. B그룹 관계자는 “웬만한 국내 금융기관은 보고펀드에 거의 다 들어와 있는 상황이다”며 “그만큼 펀드의 수익이 좋기 때문에 투자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B그룹이 C생명을 인수한 2002년과 12억원을 보고펀드에 투자한 2005년 사이에는 3년의 간격이 있기는 하지만 의혹의 불씨는 남아있는 상태다.  그런 속에서 B그룹의 보고펀드 12억원은 투자금이 아닌 비자금으로 수사의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BC카드에 일부 지분을 갖고 있었던 우리은행과 조흥은행 등도 보고펀드로 하여금 BC카드 인수제안을 통해 투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K상무가 회장의 개인돈을 여러 차명계좌에 관리했다는 말과 관련해 "K상무 소환조사는 B그룹의 비자금 조성 여부를 수사하기 위한 것이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K상무 차명계좌의 뭉칫돈은 검찰이 현대차 2억원 뇌물수수로 구속기소(2006.6)중인 변씨의 입을 열게 할 단서로 L씨와 공동대표로 있는 보고펀드를 추가 수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검찰은 K상무와 변씨가 주고받은 메모를 확보해 이를 단서로 B그룹과 변씨의 관계로 수사를 넓혀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검찰은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용처 수사와 금융브로커 김재록씨 사건,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매입 의혹 등을 밝히는데 활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일일보닷컴제휴사=토요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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