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는 건강한 X들이나 낳으라고 해"
장애인 대표 비하 발언 파장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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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는 건강한 X들이나 낳으라고 해"
장애인 대표 비하 발언 파장 내막
  • 이재필
  • 승인 2006.09.15 1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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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향숙 의원과 장애인 단체 시끄럽다
열린우리당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미래를 여는 멋진 여성 회원들
미래를 여는 멋진 여성 측이 장향숙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 열린우리당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미래를 여는 멋진 여성 회원들
[매일일보닷컴=이재필 기자]현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이자 열린우리당 소속 국회의원인 장향숙 의원과 한 장애인단체와의 마찰이 2년 간 계속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장애인단체는 장 의원이 ‘같은 장애인이면서 장애인을 비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여성장애인단체인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이하 멋진여성)’은 지난 4월 장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멋진여성 측은 이 성명서에서 “작년 4월 멋진여성의 법인설립허가신청을 여성가족부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거부한 것에 대한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장 의원과 의원실에서 장애여성 9명이 가진 면담자리에서 ‘여러분들이 날 찍어서 내가 국회의원이 됐느냐. 한국 장애인계에 빚진 거 없다. 내가 국회의원 되고 나니 친한 척하고 부탁하러오더라. 참 어이없다’”라며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장애인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

또한 아이를 낳아 키우는 기혼장애여성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 하자, “애는 건강한 X들이나 낳으라고 해라”라며 장애인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발언도 서슴없이 내뱉었다고 이 단체는 말했다.

이어 성명서에서 멋진여성 측은 “장향숙 의원은 더욱 열악한 조건에 있는 여성, 그 중에서도 가장 소외당하고 차별받는 장애인을 대변할 의무를 지는 조건으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1번의 지위를 부여받아 현재의 자리에 있게 된 것이 아니던가”라고 반문하며 “이러한 의무를 저버리고 오히려 장애여성을 비하하고, 장애운동의 역사와 성과를 부정한다면 국회의원으로 더 이상 존립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라고 맹비난했다. 

성명서를 발표한 멋진여성 측은 한국지체장애인협회로부터 독립한 조직으로 한국지체장애인협회가 남성위주로 운영되다 보니 여성 장애인을 위한 단체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협회 여성들이 나와 만든 단체다. 

이 단체는 작년부터 장 의원과 마찰을 빚어 오다 올 4월 성명서를 발표, 문제를 본격 문제를 제기, 현재 장 의원의 면직은 물론 공식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멋진여성의 한 관계자는 “장애인을 대변하는 사람에게서 들을 수 없는 장애인 비하발언을 들었다”라며 “장 의원이 장애인출신인 만큼 우리를 도와 줄 것이라는 생각에 장 의원을 찾았지만 헛수고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쩔 수 없이 다른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찾아 봤지만 하나 같이 돌아오는 대답은 ‘장애인 관련 사항은 장향숙 의원을 거쳐라’라는 대답 뿐, 도움을 회피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 후 야당 의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다행히 민주당 송봉숙 의원과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과 같이 뜻이 통하는 의원들을 만나 도움을 받아 지난해 9월 정식 설립이 허가됐음을 설명했다. 

하지만 설립허가가 난 후에도 장 의원과 멋진여성 측과의 마찰은 끝나지 않았다. 멋진여성 측은 “장애인 비하발언으로 끝이 아니었다”라며 “우리(멋진여성)의 설립허가가 떨어지자 이제는 ‘한나라당 조직’이라느니 ‘이상한 조직이다. 내사에 들어가야 한다’라는 등 각종 음해성 발언으로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위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장 의원은 왜 서로 도와야 할 여성장애인단체를 모함하고 있는 것일까. 멋진여성 측은 장 의원의 ‘자기 밥 그릇 챙기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장향숙 의원의 밥그릇 챙기기?

▲ 미래를 여는 멋진 여성 측이 장향숙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멋진여성의 관계자는 “장 의원이 비례대표의원으로 선출된 가장 큰 이유는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의 공동대표였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우리와 같은 다른 연합의 설립을 반대하는 목적은 자신의 지지기반이 흔들린 다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다”라며 “‘장애인 운동을 하고 싶으면 자신의 한국여성장애인연합에서 하면 되지 않냐’고 줄서기를 강요하는 것이 바로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멋진여성 측은 작년 9월 설립 허가가 남으로 해서 문제가 일단락 됐고 같은 장애인단체 관계자이기에 문제시 하지 않으려 했지만 장 의원의 압력에 많은 피해가 야기돼 시간이 흘렀음에도 이를 문제로 제기했음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장 의원은 여성가족부에서 막강한 힘을 쥐고 있다. 그런 그가 우리 멋진여성 측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어 재정적으로나 활동적으로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심지어 영등포경찰서를 통해 멋진여성 측 입주 건물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자동차에 대해서도 압력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다 보니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자신과 다른 장애인협회를 위협하는 장 의원의 모습에 이건 아니라는 생각으로 뒤늦게나마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멋진여성 측은 또한 “여성장애인 문제와 장 의원에 대해 고충을 토로하기 위해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에게 지난 3월 면담을 신청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바쁘다는 말뿐이었다.”며 “이런 상황이다 보니 우리도 어쩔 수 없이 지난 4월 성명서를 발표하고 지금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과는 달리 장 의원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주장하며 화해의 의사를 보내왔다.

장 의원의 화해 제스처, 결과는?

장 의원의 한 관계자는 문제의 발단이 된 설립법인에 대해 자신들은 전혀 힘이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원이 설립법인을 내주는 것이 아니다. 단지 도움을 줄 뿐이다. 여성장애인 단체 설립 법인은 보건복지부나 여성가족부에서 내주는 것이다”라며 “설립허가는 우리가 거절하고 말고 하는 사안이 아니다. 단지 서로간의 대화에서 마찰이 있었을 뿐이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멋진여성 측이 주장하는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해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이라며 “장 의원은 같은 장애인으로 장애인 단체에 힘을 실어주고자 노력을 많이 한다”면서 “단지 굉장히 많은 단체들이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고 설립법인을 요청하는데 그 많은 단체들의 요구를 다 들어 줄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넉넉하지 않은 예산임에도 너무 많은 단체가 설립요청을 하고 있어  뻔한 아이템과 주제를 가지고는 설립허가를 받기는 힘들다는 것. 당시 멋진여성 측 역시 마찬가지로 주제와 아이템이 너무 뻔해 장애인 단체의 선배인 장 의원이 후배를 대하듯 ‘이 상태로는 설립허가를 받을 수 없을 테니 협회를 재정비한 후 찾아오라’라고 충고를 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멋진여성 측이 불만을 표시하면서 마찰이 있었고 후배에게 흔히 할 수 있는 싫은 소리를 한 것이지 장애인을 비하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장 의원 측의 주장이었다.

관계자는 “장애인을 위해 몸 바쳐 온 사람인데 장애인을 비하했을 리가 있겠는가”라고 멋진여성 측의 비난을 일축했다. 

줄서기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단지 여당이라는 여건상 보수적인 면을 보였을 뿐이지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지체장애인협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뜻이 왜곡됐다”라고 말했다.

한편 장 의원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음을 밝히며 서로 대화를 통해 관계를 개선할 뜻을 비췄다.

관계자는 “서로 싸우면 직접 찾아가 화해하기는 좀 쑥스럽지 않은가. 그래서 장 의원도 관계자 혹은 협회를 통해 여러 번 화해의 뜻을 비췄다”라며 “내년에 UN 주최로 열릴 예정인 ‘DTI 세계여성대회’에 멋진여성 측이 참석해 줬으면 한다”며 서로 간에 오해를 풀고 싶어 하는 속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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