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근우·나기호 기자]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다양한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선 어느 누구도 반박하지 않으나, 이로 인해 다가올 미래 사회에 대한 부정과 긍정 여론은 엇갈리고 있다.
IoT,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3D프린팅, VR·AR 등 최신 ICT가 결합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전반적으로 불평등 문제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한다.
더불어 글로벌 빈곤층 및 소외 계층에게는 아예 기술·서비스가 도달하지 못하거나, 급속도로 바뀌는 4차 산업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일자리, 사라지는가 생겨나는가
4차 산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미래 사회로의 진입시 가장 큰 장애물은 ‘일자리’ 문제다. 기술이 인간을 대신하게 되면서 인간 소외 현상, 대규모 실직, 노동 시장 붕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또 ‘고기술·고임금’과 ‘저기술·저임금’ 간 격차가 더욱 커져 최고 기술 인재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는 반명 나머지 인력들에 대해선 그렇지 않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은 물론, 더 나아가 기계가 인간을 지배할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더해지고 있다.
지난 1월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해’와 관련 당시 ‘미래고용보고서’ 발표를 보면, 추후 5년 내 일자리 700만개가 기계로 대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도 미국 일자리의 47%가 20년 내 사라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사라지는 일자리 만큼 새롭게 생겨나는 일자리 역시 210만개 정도로 추정돼, 없어지는 일자리를 걱정하는 것보단 필요한 기술을 받아들여 새 일자리에 적응하고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미리부터 교육하는게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도 지난달 ‘제4차 산업혁명, 우리의 준비는?’이란 특강에서 “세계 7세 이하 어린이가 사회에 나가 직업을 선택할 때가 되면 65%는 지금은 없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며 “이런 변화를 준비하기 위해선 교육이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는 한국노동연구원이 같은달 말 ‘기술 변화와 노동의 미래’를 주제로 연 세미나에서 ‘AI와 일자리의 미래’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은 과거의 산업혁명과 같이 일자리 형태를 바꿀 뿐 일자리를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술 혁신은 일자리를 축소하는게 아니라 생산성을 끌어올려, 결국엔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설명이다. 즉 재화·서비스 생산은 AI와 로봇이 담당하기 때문에, 인간은 자아실현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쓸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우리 일상 생활에 서서히 스며들고 있어, 앞으로 우리의 생각까지 바꾸게 될 것”이라며 “관광, 의료, 패션, 식품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