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녀 장선윤 이사 "롯데 명품사업 통해 신 회장 총애"
[매일일보닷컴= 권민경 기자] 올해 2월 롯데쇼핑의 상장을 진두지휘한 신동빈 부회장은 명실공히 '포스트 신격호' 시대를 이끌 후계자로 자리를 굳혔다. 물론 잇따른 M&A 실패 등으로 인해 경영능력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들리기도 하지만 그가 롯데를 이끌 차세대 주인공임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신 부회장의 보폭이 커질수록 그 반대의 경우인 사람이 있다. 바로 신 부회장의 누나이자 한때 롯데쇼핑의 실세로 불렸던 신영자 부사장. 신 부사장은 상장을 목전에 둔 지난 1월 중순 롯데쇼핑의 등기이사 명단에서 갑작스럽게 빠졌다. 신 부사장이 이사진에서 제외된 이유를 두고 재계에서는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간 갈등설' 등을 비롯 이런저런 추측들이 나오기도 했다. 물론 롯데 측에서는 이에 대해 "전혀 근거없는 사실" 이라며 일축해 버렸지만 업계에서는 롯데 내부의 세력에 판도 변화가 온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처럼 롯데 내부에서 한걸음 물러선 듯 보였던 신 부사장. 그러나 최근 신 부사장과 그의 자녀들이 보이고 있는 움직임을 보면 앞으로 뒷걸음질치는 행보 뒤에 또 다른 밑그림을 그리고 있었음을 추론해 볼 수 있다. 롯데 명품사업 '신 부사장+장선윤 이사' 체제로 가나일단 신 부사장 자녀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는 사람은 차녀인 장선윤 이사다. 장 이사는 신 부사장의 뒤를 이어 현재 롯데 쇼핑 명품사업부문에서 활발한 경영참여를 펼치며 주목을 끌고 있다. 1997년 롯데에 입사한 장 이사는 지난해 롯데 명품관 에비뉴엘 개점 작업을 이끌며 신격호 회장에게도 신임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칭찬에 인색한 것으로 유명한 신 회장은 에비뉴엘 개관이 마무리된 뒤 신 부사장과 장 이사에게 "애 많이 썼다"며 칭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덕분에 장 이사는 지난해 이사 대우로 승진한데 이어 올해 초 인사에서 '대우' 꼬리표를 떼며 또 한 단계 올라섰다.또 최근에는 롯데가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해외 시장인 중국방문길에 신 회장과 함께 동행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명품 사업은 롯데그룹과 신 부사장 측 모두 큰 불만 없이 나눌 수 있는 몫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
장녀인 장혜선씨는 작은 규모의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막내인 장정안씨는 롯데쇼핑 과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2004년 결혼과 함께 휴직한 뒤 미국으로 건너간 상태다.
장씨는 유니엘의 최대주주이자 등기이사로 전체 지분의 89.3%를 가지고 있고 나머지는 친인척인 장지황씨 등이 갖고 있다.
몸이 불편한 것으로 알려진 장씨는 현재 경영에는 적극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배당을 통해 꽤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유니엘은 지난 1999년 주당 5만원(1천%)에서 2000~2001년에는 주당 15만원(3천%), 2002년부터는 매년 주당 20만원씩 (4천%)라는 어마어마한 배당을 한 것. 결국 장씨는 1996년 이후 지난해까지 6년 동안 회사로부터 총 100억원에 가까운 배당금을 받은 셈이다.
이 회사 또한 장씨가 99.6%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이고 신 부사장의 세 딸인 장혜선, 선윤, 정안씨가 모두 이사와 감사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어 가족회사나 다름없다.
비엔에프 통상은 지난해 매출 224억원에 순이익 24억 5천만원(경상이익 34억원)을 올렸고, 재작년인 2004년에는 225억원 매출에 16억원의 순익을 올렸으니 매출은 줄어들었지만 순익은 30%나 늘어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요즘 롯데가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시네마사업본부 산하의 계열법인인 이 회사 역시 지분 구조를 보면 신 부사장의 가족 회사나 다름없다.
2006년 9월 현재 최대주주는 전체 지분의 28.3%를 가지고 있는 신 부사장이고, 그의 세 딸이 모두 5.7%∼7.6% 보유해 대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2008년까지 영화관 수를 현재 23개에서 45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시네마통상이 얻게 될 수혜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신 부사장과 자녀들은 그룹 내에서 혹는 유니엘, 비엔에프 통상, 시네마 통상 등 알짜배기 독립 회사들을 통해서 보이지 않는 세력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