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인터넷뉴스팀] 20일(현지시간) 영국 언론이 일본 납치자 가족 면담을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김현희씨에 대한 일본 정부의 태도를 지적하고 나섰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지는 이날 보도에서 김현희씨가 일본 정부가 준비한 소형 전세기를 이용해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뒤 국빈 대접을 받고 있으며, 일본 언론의 취재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신문은 "항공기 폭파범인 전 북한 공작원이 환영받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본 국적을 위조한 전과가 있는 그녀가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체포되는 대신 VIP대접을 받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현희씨는 1987년 대한항공 858기 폭파 후 바레인에서 체포될 당시 하치야 마유미(蜂谷由美)라는 명의의 가짜 일본 여권을 소지한 관계로 일본의 공문서 위조 혐의를 받고 있으나 실제 일본 체류 경력이 없어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본은 현재 1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은 사실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으나 지바 게이코(千葉景子) 일본 법무대신이 이번 납치 피해자 가족과의 면담을 위해 특별 허가를 내고 1990년 한국 정부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았던 그녀의 입국을 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가디언지도 김현희씨 방일에 대한 기사를 싣고, 한미 연합 훈련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뤄진 김현희씨의 일본방문이 참의원 선거 패배 이후 수세에 몰린 일본 정부가 여론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예측했다.한편 김현희씨가 북한 체류 당시, 다른 납북자들도 목격했다고 밝혔다고 NHK 등 일본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21일 김현희씨와 점심식사를 함께한 납치 피해자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의 장남 이이쓰카 고이치로씨(飯塚耕一郞·33)는 면담 후 인근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현희씨가 북한에서 또 다른 (일본인)납북자들을 목격한 것 같아 일본 경찰 당국에 그 내용을 전해왔다"고 말했다.그러나 이이쓰카씨는 김현희씨가 그 외에 더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며 1시간 반 동안 함께 음식을 만들며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김현희씨는 식사 도중 다구치씨 가족에게 "이렇게 온화한 자리를 가질수 있어 좋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녀는 이이쓰카씨에게 "엄마는 꼭 돌아온다"면서 "희망과 용기를 가져라"고 위로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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