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프로스포츠선수, 그리고 펀드매니저 등의 건강보험료(이하 건보료) 장기 체납 실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05년 7월, 국민 건강보험공단이 유명연예인, 프로스포츠선수, 펀드매니저 1천 124명이 총 18억 2천 500만 원의 건강보험료를 체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표, 이들의 명단을 지역본부별로 내려 보내 “체납보험료 징수를 위한 대책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체납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소위 ‘잘 버는 직종’의 건보료 체납

지난 11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이 기자에게 보내온 자료에 의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7월 건강보험료를 체납했다고 밝힌 유명 연예인, 프로스포츠선수, 펀드매니저 1천 124명 가운데 78.6%(883명)이 여전히 보험료 체납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들 체납자중 70%가 1년 이상의 장기 체납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에 따르면 이들 체납자들의 직종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은 펀드매니저(70.3%)로 의사(11.4%), 연예인(10%), 프로스포츠선수(8.3%)가 그 뒤를 이었다.

구체적으로 프로스포츠선수였던 김 모(65)씨의 경우 체납건보료가 1989년 8월부터 2006년 4월분까지 152개월 동안 700여 만원에 이른다.

연예인 강 모씨(31)는 1998년 6월부터 2006년 5월까지 96개월 간 체납한 건강보험료가 400여 만원에 달하고, 펀드매니저 이 모씨(40)는 1997년 1월부터 2006년 5월까지 113개월 동안 300여 만원의 건강보험료를 체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꼬박꼬박, 고의 체납 의심

특히 이들 중 국민연금은 미납하지 않았으면서도 건보료만 체납한 사례도 적지 않아 '고의체납'이 아니냐는 의심도 받고 있다.

전 의원은 자료를 통해 “체납자들 가운데 국민연금은 꼬박꼬박 내고 있는 사례도 있다”며 “건강보험료를 고의 체납하고 있다는 의심도 든다”고 주장했다.
연예인 김 모씨(26)의 경우 2006년 1월부터 2006년 5월까지 5개월간 600여만 원의 보험료를 체납했다. 반면 국민연금은 체납사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스포츠선수인 김 모씨(28) 역시 마찬가지로 2003년 12월부터 2005년 7월까지 10개월간 150여 만 원의 건강보험료를 체납했으나 국민연금은 체납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예인 최 모씨(45)는 보험료 부과 기준이 되는 재산 과표가 10억 원을 넘었으나 보험료를 계속 체납하고 있었다.

전 의원은 "국민연금 가입현황 조회만 하더라도, 일부 연예인 프로스포츠선수 등 공인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에 있음이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고 힐난했다.

전 의원은 이어“이들 중 건강보험에는 가입되어 있고 국민연금은 미가입된 사람도 수두룩해, ‘특별 관리 대상자’에 대해서 기본적인 가입자격 관리도 안 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언급했다.  

그는 “아직도 양기관간의 자료 연계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말로만 ‘특별관리’를 한다고 하지 말고 기관 간에 자료 공유를 좀 더 강화해 자격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실제로 납부가능한 데도 보험료를 고의로 체납하는 경우 강력한 환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