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아들 그룹 알짜배기 회사 지분 장악
업계 '태광산업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 주목'
이 회장의 아들은 태광의 또 다른 부동산사업 관련 계열사인 동림관광개발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액면가 5천원의 주식을 1만8천955원으로 평가한 만큼 이 회장 부자는 무상증자(3만6천548주)를 통해 7억여원의 이득을 얻은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분석했다.
이에 대해 태광 홍보실 관계자는 "증자대금과 대여금은 별개의 것"이라며 "연관성이 보여질 것 같으면 그런 방식을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고 못박았다. 이어 "빌린 돈에 대해서도 이자가 지급됐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스템 통합 관리를 주 업무로 하는 태광시스템즈도 비슷한 시기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이 회장의 아들에게 9천600주의 주식을 배정해줬다.
유상증자 후 이 회장은 가지고 있던 지분 100%를 실권했고, 이 주식은 주당 1만8천955원에 아들 현준군에게 제3자 배정을 통해 넘어갔다. 현준군은 1억8천여만원을 들여 48.98%의 주식을 보유하게 됐고, 이 회장 지분은 51.02%가 됐다.
이 때문에 태광산업과 그룹 계열사들이 가져갔어야 할 시스템 통합 부문 사업기회를 이 회장의 개인회사가 가로챈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2세에 대한 편법 증여 의혹까지 제기된 것.
티브로드전주방송 통한 황당한 증여 이어져
이뿐이 아니다. 그룹 내 SO 사업의 지주회사격인 종합유선방송업체 티브로드전주방송 역시 편법 증여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 회사는 전체 지분의 75%(284만980주)를 이 회장이, 나머지 25%(94만5천주)를 아들 이 모 군이 갖고 있다. 당초 이 회장이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난해 11월 15일 지분 구조에 변동이 생겼다.
조건은 기존 주주에게 5.25주를 배정하며 유상증자 금액은 주당 6천381원. 특이한 것은 이 유상증자를 하기 직전인 2005년 9월 30일 기준으로 티브로드전주방송은 전체 발생주식(330만주, 이 회장 100% 소유)의 81.8%인 270만주를 감자(5.5주를 1주로 병합)했다는 점. 이 감자로 이 회장은 60만주로 주식수가 줄었다. 하지만 지분율은 100%.
현준군이 유상증자에 납입한 금액은 주당 6천381원으로 전체 금액은 60억 3천만원이었다.
더욱이 티브로드전주방송이 당초 실권주 발생 시 일반공모를 하려던 내용을 바꿔 '제3자배정'으로 바꿨다는 점도 의혹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금감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티브로드전주방송은 지난해 11월 15일 이사회에서 유상증자를 결의했고, 이튿날 곧바로 이 회장과 현준군이 주당 6천381원의 가액으로 주금을 납입한 것으로 돼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미 주금납입까지 해놓고 뒤늦게 변경 공시를 한 것에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각을 보내기도 했다.
이처럼 그룹 아직 미성년자에 불과한 아들에게 알짜배기 계열사들의 지분을 대거 넘겨주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 회장 부자가 증여와 증자를 통해 공동 소유 회사를 늘려나가는 방식으로 지배권을 공고히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태광 측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른 것"이라며 "이른 나이에 증여작업을 하는 것에 대해 문제 삼는 것은 단순히 정서적 차이일 뿐이다" 고 일축했다.
권민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