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안팎으로 혼란 속 인사·조직개편 고심
조직문화 혁신에 이어 신사업 위주 전략 가능성
[매일일보 이한듬·최수진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에 시장 경쟁은 가속화되면서 연말 정기인사 시즌을 맞은 재계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조직개편에도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올 한해도 회사 안팎 사정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들은 내년도 경영전략을 구상하며 빠르게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일찌감치 임원 인사를 실시한데 이어 분사를 통한 사업별 독립회사 경영 체제로 전환하며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지난달 말 현대중공업은 신규 임원을 40대로 선임하는 등 세대교체를 빠르게 단행하며 경영정상화에 방점을 뒀다.
뒤를 이어 그룹의 사업구조를 조선·해양·엔진 부문, 정유·에너지 부문, 전기전자 부문, 건설장비 부문으로 재편하고, 각 회사들이 독립적인 경영 체제를 구축한 것.
그간 비주력사업의 정리에 중점을 뒀던 현대중공업이 사업분사를 통해 비효율을 줄이고 각 사업의 경쟁력을 극대화 하겠다는 복안이다.
아직 연말인사 및 조직개편을 하지 않은 기업들도 미래 성장에 역점을 둔 조직개편을 할 것으로 재계는 내다보고 있다.
삼성그룹, SK그룹, LG그룹 등은 사업과 관련된 조직개편에 앞서 조직문화 혁신에 나서며 수평적 문화 형성을 도모했다.
삼성은 내년 3월부터 직급 대신 수평적 호칭을 쓰기로 했으며, SK그룹은 SK텔레콤, SK주식회사 C&C에서 각각 팀장과 매니저, 선임·책임·수석 등으로 대폭 축소하며 딱딱한 수직관계 타파에 나섰다.
LG그룹 역시 중간 직급을 없애면서 경직된 조직문화 타파에 나섰다.
기업들의 이 같은 행보는 주력 사업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반드시 필요해졌기 때문. 실제로 재계는 신성장동력 발굴에 골몰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주력사업과 더불어 향후 회사를 이끌어 갈 신사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오르면서 이재용의 ‘뉴 삼성’에 대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전장시장에서 강자인 ‘하만’을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M&A 전략을 펼치고 있다. 또 전장사업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며 AI,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 갤럭시 노트7의 리콜·단종 등 주력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의 조직개편이 신사업 위주로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LG그룹도 그룹 차원에서 전장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한 만큼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위한 조직개편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밖으로는 글로벌 시장 침체와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데다 안으로는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대적인 조직개편보다 안정을 우선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