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닷컴=이재필 기자]현재 각 나라를, 그리고 고장을 대표하는 각종 미인대회가 열리고 있다. 크게는 미스코리아에서부터 작게는 각 고을 특산물 아가씨까지. 미인대회 수상자들은 각 나라를, 각 고을을 알리는 마스코트로서 활동하게 된다.
그러나 요즘 미인대회가 각 고을의 홍보수단이 아닌 수상자들의 연예계 진출 발판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연예인을 지망하는 여성들이 입상을 위해 재수, 삼수는 물론 전국순회(?)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스타가 되기 위해 미인대회에 올인하는 ‘미인대회 중독생’. 그들의 꿈은 ‘지역의 연인’이 아닌 ‘만인의 연인’이었다
재수, 삼수는 기본. 전국순회까지
지난 25일 기자는 전북 전주시에 살고 있는 미인대회 지망생 김 모(22.대학생)양을 만날 수 있었다.
김 양은 지난 5월 전북 남원에서 열린 ‘미스 춘향 선발전’에 출전했다. 하지만 결과는 본선 탈락. 그녀는 지난 2004년부터 올 2006년까지 내리 3번 고배를 마셨다.
김 양은 이에 굴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전북 임실 사선대에서 열린 사선녀 선발대회에도 참가해 미모를 뽐냈다. 하지만 결과는 역시 탈락. 그래도 김 양은 또다시 도전할 의사를 밝혔다.
그녀는 “내 꿈은 연예인이다. 미인대회에 입상을 하면 연예계 진출이 꿈만은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많은 여자 연예인들이 미인대회를 통해 스타가 됐고 나또한 그렇게 되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날 만난 또 다른 미인대회 지망생 임 모(21)양. 경기도 수원 소재의 모 대학교에 재학 중인 그녀는 미인대회 참가를 위해 지방순회(?)도 마다하지 않았다.
올해 임 양이 참가한 전국 미인대회는 총 5번. 충청도, 전라도, 강원도, 경상도까지, 전국에 그녀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임 양의 올 미인대회 참가 내역을 살펴보면 지난 4월 16일 전북 군산에서 열린 ‘벚꽃 아가씨’ 선발전을 시작으로, 5월 18일 충북 단양 ‘철쭉여왕’ 선발전, 7월 15일 충북 단양 ‘마늘 아가씨’ 선발대회, 10월 13일 경북 영덕 ‘복사꽃 아가씨’ 선발대회, 그리고 마지막으로 10월 21일 강원도 횡성의 ‘더덕 아가씨’ 선발대회에 출전했다.
미인대회 입상을 위해 전국을 돌아다닌 임 양. 그녀가 이렇게 미인대회에 매달리는 이유도 김 양과 마찬가지로 연예계 진출 때문이다.
임 양은 “연예인이 목표다. 그렇기 때문에 연예계 진출을 위해 미인대회 입상을 목표로 많은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녀는 이어 “나와 같이 여러 대회에 중복 출전하는 여성들이 많다. 그들도 역시 나와 마찬가지로 연예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여러 대회에 참가하다 보니 이제는 낯익은 얼굴들도 자주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0월 열린 경북 영덕 ‘복사꽃 아가씨’선발 대회에 출전한 여성중 다른 대회를 거친 경험이 있는 경험자는 임 씨를 포함해 3명이었다.
미인대회 출전 자격 두어야
전국을 돌며 미인대회 입상을 노리는 여성들. 그들의 스타등극 오디션장이 되어 버린 각종 미인대회. 전문가들은 미인대회 주최 측의 이기적인 발상이 여성들의 ‘미인대회 중독’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간사는 “여성들이 전국을 돌며 각종 미인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해당 지역이 특산물이나 명물을 홍보한다는 이유로 대부분 참가자들의 출신지역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며 “가능한 한 많은 미인 참가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각 지역의 이 같은 방침이 미인대회 중독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빛나는 여성의 최연희 간사는 이어 “‘미인대회 입상=연예계 진출’이라는 일부 여성들의 지나친 환상과 집착이 ‘미인대회 중독’으로 이어진다”며 “미인대회의 축소, 폐지 또는 출전자격 제한 등 활동을 제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전북여성단체연합의 이미정 정책국장 역시 “미인대회 입상이 안정적인 연예계 진출을 의미한다는 그릇된 인식과 외모를 상업화에 악용하는 사회 풍조가 미인대회 집착자들을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