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백세주' 없이는 위기 상황 극복 못해
[매일일보닷컴= 권민경 기자] ''생쌀발효법'으로 빚은 전통 약주 '백세주'를 내세워 주류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던 국순당. 지난 92년 국순당은 백세주를 처음 출시하며 음식점을 직접 찾아다니는 '게릴라 마케팅'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였고, 특히 소주와 반반씩 섞어 마시는 이른바 '50세주'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순한 술 시장을 독식해 나갔다. 급기야 98년에는 1천 만 명 판매 돌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전통주 시장의 70%이상을 장악하기도. 국순당 창업주 배상면 회장은 "우리 술이 뭐가 모자라서 소주와 섞어 마시느냐"며 못마땅한 반응을 보였다지만 50세주의 인기가 국순당의 돌풍을 주도한 것은 분명했다. 그런데 최근 시장에서 백세주의 인기가 하락세를 보이며 국순당 역시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즉 두산의 '처음처럼', 진로의 '참이슬 후레쉬'와 같은 순한 소주가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백세주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국순당은 직격탄을 맞게 된 것. 실제로 11월 2일 현재 국순당의 주가는 6천52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1년 간 최고가 1만8천4백50원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급격히 하락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순한 소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백세주의 부진이 장기화될 전망"이라며 투자 의견 역시 '중립'을 제시했다.20도 아래 순한 소주 전쟁에 국순당 몰락 위기 겪나
지난달 27일 공시에 따르면 국순당은 3/4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27.1% 줄어든 47억원, 영업이익은 67.6%나 급락, 18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역시 근 폭의 하락세를 보여 62.1%급락한 17억원에 그쳤다.
업계 "빅히트 신제품 없이는 수익성 부재 계속될 것"
이처럼 도수를 20도 아래로 낮춘 순한 소주가 사람들의 입맛을 지배하면서 백세주처럼 13~16 도의 약주는 알코올 도수 측면에서 점차 차별성이 없어지며 시장 경쟁력 또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업계는 노후화 된 백세주의 이미지를 쇄신할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없었다는 점을 국순당 경쟁력 저하의 큰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어 "백세주라는 특정 제품의 매출 비중 과다로 인해 성장성이 지속적으로 훼손되고 있다"며 "신제품 '별'이 축소됐지만 백세주의 매출 감소 속도를 상쇄하기에는 아직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제2의 백세주가 출시되지 않는 한 성장성 부재는 지속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권민경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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