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이 7일 매각과정에서 은행 또는 주주에게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힌 혐의(특경가법상 업무상배임 및 수재)로 구속 수감됐다.
이에 따라 지난 3월이후 8개월 가까이 끌어오며 ‘늑장수사’ 등의 지적을 받아왔던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탄력받는 론스타 수사
검찰은 당초 영장 청구에 앞서 ‘외환은행 매각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하며 그에게 본체 수사가 달렸음을 시사했다.즉, 이씨가 외환은행 매각을 기획하고 회계자문사와 정관계 인사들, 론스타 측과 연계시켰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이상주 영장전담 부장판사도 이날 ‘증거인멸 우려가 정관계 인사하고 관련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있을 수 있다”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검찰은 2003년 8월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매각 당시, 계약을 주도했던 이씨의 영장 발부 여부를 계기로 이번 수사가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검찰은 앞으로 매각이 정책적 판단인지, 불법이 개입된 고의적 행위였는지 여부에 대해 본격적인 ‘칼날’을 겨눌 방침이다.
▲法-檢 갈등 ‘봉합’ 되나
이씨의 구속수감으로 법원과 검찰이 겪었던 ‘영장 충돌’이 봉합 수순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하지만 검찰이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로 론스타 경영진 3명의 체포.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서 죄질.이득액.피의자의 관여 정도 등 기각 사유 3가지 사항을 어떻게 보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쉽게 예단하기는 어렵다.7일 론스타코리아 유회원 대표에 대해 재청구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법 이상주 영장전담 부장판사도 “오늘일은 오늘일이고, 내일일은 내일일”이라며 이씨에 대한 영장 발부의 지나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검찰은 유 대표 등 론스타 관계자들이 증시에서 시세를 조종해 불법 이득을 챙긴 ‘가장 악질적 유형의 범죄’를 저질렀으며, 주가 조작으로 6000원대인 주가를 2000원대로 떨어뜨려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주주들의 주가 조작 손실액이 최소 226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외환은행 이사회 회의자료 등을 통해 론스타 관계자들이 주가를 조작하고 시장을 교란한 혐의도 있다고 보고 있다.반면, 법원은 당시 론스타의 감사설 유포는 은밀한 정보를 이용하는 악의적 주가조작과 성격이 다르고, 증권거래법 해당 조항의 위반한 혐의로 처벌하려면 ‘부당한 이득’이 산출돼야 하는데 검찰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시장교란은 ‘감자설’로 시장에서 교란행위가 있었다면 구체적인 증거와 유 대표 등 피의자들이 이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공모 여부 등이 드러나야 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검찰이 유 대표에 대한 영장재심사에서 법원이 요구하는 부분을 보완하지 않고 단순히 기존 영장을 재청구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또 같은 법원의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실질심사가 있는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을 뒤집을 만한 명분을 만들어 내는 것도 검찰이 해결해야할 과제 가운데 하나다.다만, 이 부장판사가 “검찰에서 법원의 기각결정이 잘못됐다고 주장하고 있고 피의자의 주장을 다시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일단 발부 가능성을 열어놓은 점을 고려하면, 검찰의 대응에 따라 법원.검찰의 갈등도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