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역시 돈 버는덴 '부동산' 이 최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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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역시 돈 버는덴 '부동산' 이 최고야∼
  • 권민경
  • 승인 2006.11.2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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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통신사업 뒷전, '땅 장사' 수익에 매달려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부동산 가격으로 인해 서민들의 고통은 늘어가고 있는 반면 부동산 수익으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기업이 있다. 국내 최대의 통신기업인 KT가 바로 그 주인공. 언뜻 생각하기엔 통신사업자인 KT와 부동산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러나 실제로 KT는 전국에 알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땅부자'로 가지고 있는 부동산의 총 자산가치만 4조원(감정가 기준)에 달한다. 특히 대부분이 지역 중심부에 위치하면서 그 가치는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

KT는 이곳에 아파트 개발과 분양, 임대사업 등을 하며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 실제로 올 한해 부동산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만 1천115억원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KT는 본사 자산경영실을 통해 부동산을 적극 개발하기로 하고 외부에서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부동산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본업보다 부업에 더 힘을 쏟는 듯한 이 상황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이 곱지 많은 않다. 더욱이 주력사업인 통신사업 부분의 민원율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어 업계의 눈초리가 따갑다. 하지만 벌어들이는 돈이 워낙 짭짤한 탓에 KT의 부동산 사업은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주력사업은 실적 저조, 부동산 수익은 큰 폭 증가

지난 7일 발표한 KT의 3분기 경영실적은 업계의 기대를 밑도는 수치였다. KT는 지난 3분기동안 매출 2조9천997억원, 영업이익 4천363억원, 당기순이익 3천17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동기에 비해 610억원이 늘고 당기순이익은 122억원이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57억원 줄어든 수치. 또 지난 2분기와 비교해서는 매출은 440억원 늘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천339억원, 250억원 감소한 것이다.

이러한 실적은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와이브로, IPTV 등 KT의 차세대 주력사업이 본격화되지 못하며 성장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매출수치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경쟁심화와 유선전화 트래픽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전년동기에 비해 619억원이 늘어났다.

이는 PCS 단말기 판매의 증가와 사용료 증가, 부동산 수익 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KT는 분석했다.

실제로 KT는 아파트 개발과 분양, 임대사업 등 부동산 사업을 통해 3분기에만 528억원의 수익을 기록하는 등 올해 9월 말까지 총 1천115억원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지난 2003년 484억원, 2004년 699억원, 지난해 926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던 것에 비춰보면 부동산 관련 수익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올해 3분기 부동산 수익 증가분은 전기 대비 200억원으로 3분기 매출액 증가분 440억원의 절반 가량을 부동산 수익이 차지하고 있다.

개발, 분양에 임대까지...전천후 부동산 사업 올인

이처럼 최근 KT의 부동산 수익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바로 KT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인근에 알짜배기 땅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전국 각 지역 요지에 전화국을 보유하고 있는데, 통신장비가 고도화, 소형화되면서 D이곳에 빈 공간이 크게 늘어났다.

또 지난 98년 구조조정을 거치며 직원 숫자가 대폭 줄어들면서 여유공간이 더욱 많아졌다. 이런 상황이니 '놀고 있는 땅을 개발해 돈을 벌자'는 인식이 확산된 것.

지난해 8월 수원 정자동의 강남망 건설국 부지에 'e-편한세상' 아파트를 개발, 분양한데 이어 올 6월에는 서울 성수동 '서울의 숲' 근처 강북망 건설군 부지에 '힐스테이트' 아파트를 개발, 분양해 수익을 올렸다.

사실 KT의 부동산 개발 사업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진행돼왔다.

이미 지난 2003년 KT의 자회사인 한국통신산업개발(KTRD)이 서울 강남역 인근에 지하 4층, 지상 15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KT동양파라곤' 개발에 시행사로 참여해 분양을 완료한 바 있다.

지난 1997년부터 KT 사옥을 관리해온 KTRD는 이 분양을 통해 수도권에서 본격적인 부동산 개발에 나섰다. 2003년에는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에 아파트 '이자리에'를 분양했고, 지난해에는 부산 가야동 KT전화국 용지에 대림산업과 공동으로 '가야KT e-편 한세상' 개발에 참여 299가구를 분양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업계는 물론 정부당국까지도 곱지 않은 눈길을 보냈다. 지난 2003년 당시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KT가 부동산 사업까지 진출하는 것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정통부 역시 부동산업 진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고 말했다.

진 장관은 또 "KT의 통신재원이 부동산 사업으로 전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회계분리 등 관련 조항을 엄격히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통부의 이런 힐책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3년 이후 KT의 부동산 사업은 갈수록 확대됐다.

심지어 단순한 관리업무를 맡고 있던 KT의 자산관리실을 자산경영실로 바꿔 보다 적극적으로 부동산 투자, 개발에 나서기로 했고 외부에서 부동산 개발 전문가를 임원급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또 서울 여의도 지점 20층 건물의 14개 층을 임대하는 등 임대사업을 통한 수익에도 뛰어들었다. 이밖에도 올해 말에는 인천 부평에 있는 송신소 부지도 아파트로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처럼 KT가 부동산으로 인한 수익을 늘려가고 사업을 확대시키면서 업계의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본업인 통신사업보다는 당장 돈이 되는 부동산 임대 같은 것에 더 치중을 하는 것 같다"면서 "민영화됐다고는 해도 여전히 국가적 자산인 '통신재원'을 가지고 있는데다 공기업 당시 보유하게 된 부동산을 가지고 이익을 꾀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업계의 이런 시각에 KT 측은 "오래되고 쓰임새가 없는 공간이 생기면서 유휴 부지를 개발하자는 차원에서 부동산 사업을 하게 된 것 뿐"이라며 부정적 인식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유선전화 등 주력사업 소비자 불만은 여전히 높아

한편 KT는 본업인 통신사업 분야에서는 여전히 소비자 민원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가입자 이동전화의 경우 KT-PCS가 가장 높은 민원율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통신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3분기 중 정통부의 고객만족센터에 접수된 통신민원 중 이동전화 민원은 KT가 34.9%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또 유선전화 민원에 있어서도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KT는 13.8%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가하면 지난 13일 통신위원회는 제 153차 회의를 개최하고 SKT, KT등 이통4사의 단말기 가개통 관련 이용자이익저해행위에 대해 시정조치를 내렸다.

통신위는 이통4사가 이동전화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용약관과 다르게 실제 사용자가 아닌 대리점 혹은 대리점 주 등의 제3자 명의로 단말기를 개통하고 이를 신규가입 신청자에게 명의변경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는 사실을 조사했다.

이 결과 신규가입자 대비 약 9.8%가 실제 사용자가 아닌 제3자명의로 가개통됐으며 사업자별로는 SKT(16.3%)로 가장 높았고, KT가 9.0%로 그 뒤를 이었다.

또한 통신위는 KT, 하나로텔레콤 등 전화사업자의 시외전화 사전선택제와 관련, 이용자이익저해행위에 대해서도 시정조치를 내리고 총1억7천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전화사업자가 시내전화 신규모집시 이용자에게 시외전화 사전선택에 대해 공정하게 안내하지 않거나 시외전화 변경등록신청서를 이용자의 동의 없이 허위로 작성하고, 사전선택 업무를 담당할 수 없는 직원이 사전선택업무를 담당하는 등 시내전화사업자의 의무를 위반한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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