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선주자에 ‘줄서고’ 서로 비방… ‘한나라’야 ‘세나라’야?
지난 1997년 11월 21일. 15대 대선을 한달 여 앞둔 상황. 이날 신한국당과 민주당이 합당했다. 그리고 ‘한나라당’으로 간판이 바뀌었다. 김영삼 대통령은 신한국당을 탈당했고, 한나라당은 그렇게 세상에 얼굴을 내밀었다. 지난 21일 한나라당은 창당 9돌을 맞았다.
그런데 지금 한나라당 분위기는 어수선한다. 한나라당의 유력 차기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등 이른바 당내 ‘빅3’의 ‘대권경쟁’이 도가 지나칠 정도라는 평가가 만날 쏟아질정도로 ‘혼탁함’ 그 자체다.
한나라당은 또 대선주자들의 경쟁이 이처럼 과열양상을 띄면서 당 지도부가 ‘당의 분란’을 우려해 “대권경쟁이 ‘과열’되고 있다”고 연일 목청을 높이고 있지만, 설상가상격으로 ‘지지하는’ 후보를 그동안 마음 속으로 숨겨왔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줄서기’가 본격화되고 있고 한발 나아가 상대 진영에 대한 비방 역시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비방’의 중심에는 ‘색깔론’이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직까지 한나라당이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이유다. 인명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에) 들어와보니 당혹스러울 정도로 변화 의지가 없다”면서 “이념, 색깔론, 줄서기, 패가르기와 같은 한나라당의 찌꺼기, 고질적인 병폐들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확고히 자기노선과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의원들이 당내 분파들간의 ‘줄서기’ 경쟁에 휘말리면서 ‘눈치보기’에 여념이 없고, 이로 인해 의원들의 ‘국정활동’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한나라당의 대권레이스가 위험수위에 오르면서 한나라당에 ‘적신호’가 켜졌는데, 대선을 일년 앞두고 ‘위기의 계절’이 당에 쓰나미처럼 밀려들고 있는 것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