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 “노 대통령, 사임 각오한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하야’라는 용어를 직접 사용하며 강도 높은 발언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발언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치권에 메가톤급 파장을 던질 전망이다.28일 YTN 보도에 따르면, 이른바 친노 직계인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이날 노 대통령이 ‘당적 포기 가능성’과 ‘임기를 모두 마치지 않는 첫번째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발언보다 수위가 훨씬 높은 ‘하야’성 발언을 하려 해 자신을 포함한 여러명이 말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한나라당에는 끌려다니며 아무런 민생,개혁 법안을 처리하지 못하면서 모든 책임을 대통령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이 방송은 보도했다.YTN은 이 같은 노 대통령의 폭탄 발언의 진위에 대한 청와대측의 공식적인 입장은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의 임기 내 중도하차 발언에 대해 “대통령의 심경과 각오를 얘기한 것”이라는 게 일부 언론을 통해 밝혀진 청와대측의 반응이다.한편, 노 대통령의 당적포기 시사 및 임기를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는 발언과 관련해 김근태계 문학진 의원은 “그렇게 하는 게 서로를 위해서도 좋지 않겠느냐”고 탈당을 촉구하고 나섰으며, 유선호 의원은 “다들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이젠 독자생존 모색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하는 등 일부 여당 의원들은 상당히 격앙된 분위기임을 시사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적 난관에 봉착할 때마다, 임기 문제나 권력 이양 등과 관련한 발언을 수시로 꺼낸 것에 대한 여권의 강한 반발로 해석된다.한나라당도 “국민을 불안케 하는 협박 발언”이라며 촉각을 곤두세웠다.한나라당은 그러나 노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중도에 그만둘 수 있음을 내비친 것에 대해 “1년여 남은 임기를 잘 마치길 바란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며, 사실상 노 대통령의 중도 하차에는 반대 뜻을 표명했다.하지만 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노 대통령에 대해 이날 ‘자진 하야’를 촉구했고, 한나라당 내부에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하야 발언’을 지난 8월부터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점을 고려하면, 한나라당의 반응은 의외라는 지적이다.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의 임기 관련 언급을 ‘설마 진짜 물러나겠느냐’는 의구심 속에서 이른바 ‘엄포용’으로 해석하고 있으나, 다른 한 켠에서는 “정치적 승부수 차원을 넘어 실제 결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조심스런 추측도 내놓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실제 열린우리당 홍보기획위원장 민병두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이슈와 사람’과의 인터뷰에서 “임기 내에 개혁법안들을 통과 시키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하다. 이를 위해 중대한 결정을 한 것 같다. 대통령 직을 걸고 사법 개혁, 국방 개혁 등의 법안 통과를 한나라당에 촉구할 것”이라며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를 묻는 질문에 “노 대통령은 대통령 직을 내려놓을 각오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만약 노 대통령이 당장 그만둘 경우, 60일 내 대선을 실시해야 하는 등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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