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회사 사장의 운전기사로 18년간 일해 왔던 손모씨(50)가 사장이 뇌출혈로 입원한 틈을 타 사장의 아내 이모씨(50)를 성폭행한 뒤 도주, 도피생활 1년만인 지난 달 27일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운전기사 손씨는 지난해 10월, ‘사장의 옷가지를 가지러 왔다’고 부인을 속인 뒤 남성 성기 모양의 도구를 이용해 한 시간 가량 성폭행 한 후, 시 외곽으로 곧바로 도주, 경남 김해의 한 가축사육농장에서 전전하다 경찰에 의해 1년 만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손씨는 충동적인 욕정이 범행동기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운전기사 신분인 그가 사장에 이어 사모를 장악해 회사의 핵심인사를 자기사람으로 만들어 꼼짝 못하게 할 심사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뢰와 믿음으로 ‘동지적 관계’를 유지했던 사장과 운전기사의 우정. 하지만 손씨의 추악하고 변태적인 배신행각으로 산산조각 났다.
18년 우정, 일순간 욕정으로 산산조각
부산의 잘나가는 A 화학회사. 손씨는 18년간 이 회사에서 김 사장의 운전기사로 일하면서 한 솥밥을 먹었다. 수년간 성실하고 꾸준하게 일해 온 것이 고마워 김 사장은 손씨를 부장급으로 대우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그런 손씨가 사장이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돼 뇌출혈로 쓰러져 부산 B병원에 입원하던 당일, ‘사장의 옷가지를 가지러 왔다’는 거짓말로 김 사장의 아내 이씨를 속이고 백주대낮에 전치 2주의 폭력을 행사하며 성폭행했다.
부인 이씨는 조사과정에서 “평소부터 손씨를 잘 알고 있었고 차로 동행한 적도 있고 해서 그의 말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손씨의 마음은 이미 음란한 흑심으로 가득 차 있었던 것.
사모님 능욕하면 입지 굳힐 것이라 오판
조사결과 운전기사 손씨의 핵심 범행 동기는 운전기사 신분인 그가 사장에 이어 사모를 장악해 두 사람 모두를 자기사람으로 꼼짝 못하게 해보자는 ‘권력욕’이 이번 사건의 발단이었다고 한다.다시 말해 18년간 사장의 오른팔이자 운전기사로 일하던 손씨는 사건이 벌어지기 전 회사에서 고급간부 대우를 받으며 권력과 부를 어느 정도 거머쥔 상태였다. 욕심이 더 생기던 차에 사장이 입원하고 사모만 혼자 대저택에 남게 된 상황. 기회를 놓칠세라 손 기사는 사모까지 내 사람으로 만든다면 차후 회사에서 핵심인물로 입지를 굳힐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단 1시간의 범죄로 18년간 우정은 순식간에 증발했다. 정 부장은 “사장의 집안 사정을 잘 알고 있었던 손씨는 사건 당일 집 안에 부인 혼자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그는 아무도 없는 대저택에서 남성 성기 모양 도구 등을 이용해 1시간 가량 변태적인 성행위를 강행하고 타박상 등 전치2주의 상처를 입히는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사건 발생 직후 경찰은 손씨를 긴급 수배 명단에 올렸지만 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검거 후 조사결과 손씨는 연고자도 없는 경남 김해로 은신해 생계를 위해 인근 가축 농장에서 1년 간 일용 잡부로 전전했다고 한다.
또한 잔혹하고 엽기적인 범행과 무관하게 손씨는 딸 둘을 거느린 어엿한 가장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김종국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