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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홍승우 기자] 5월 시행 예정인 보건복지부의 개정 정신보건법이 논란이다.관련 업계에서는 해당 개정안을 두고 현실성 부족과 비합리성을 지적하며 시행만을 목적으로 한 ‘졸속 추진’이라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기존 정신보건법에서는 보호자 2명의 동의만 있으면 환자 의사에 상관없이 입원이 가능했다. 이와 관련된 인권 침해 사례가 증가하면서 결국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다.이런 문제인식을 바탕으로 한 영화가 개봉돼기도 했다. 지난해 4월 개봉한 강예원, 이상윤 주연의 영화 ‘날보러와요’는 정신병원 강제 입원 문제를 소재로 하고 있다.영화 속 환자들은 대부분 강제 입원된 상황이다. 영화는 이런 상황 속에서 병원 측이 환자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모습을 고발한다.당시 영화가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실화에 바탕을 뒀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감상평도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충격적이다'는 반응이었다.정부가 논란을 일으킨 정신보건법 개정에 나선 점과 환자 인권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는 일단 박수를 보내고 싶다.다만 하위법령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관련 업계의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현실을 무시한다며 개정안이 이대로 현장에서 시행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우선 개정안대로라면 기존 정신병원 입원 환자의 대다수가 퇴원수속을 밟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현재 한 정신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은 “이번 개정안으로 병원 환자 대부분이 퇴원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며 “치료가 필요한 환자마저 퇴원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 인권을 보호한다는 취지는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경영측면에서는 환자들의 대량 이탈로 병원이 문을 닫게 되는 상황까지 우려된다”고 토로했다.또 조현병학회는 지난 9일 이번 개정안이 환자 인권에만 치중된 나머지 치료증진 내용은 담고 있지 않다며 재개정 착수를 요구했다.더불어 국공립 의사 부족을 이유로 강제입원 진단 전문의에 민간병원 의사를 포함한 것에 대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국가가 나서 환자의 인권침해를 방지한다’는 개정안의 취지를 역행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이외에도 개정안에 대한 관련 업계의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이번 개정안이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한다면 ‘탁상공론’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언젠가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개그맨 박명수는 한 아나운서가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는 개선안을 제시하자 했던 말이 생각난다.“편안한 데스크에만 있지 말고 피 튀기는 현장에서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