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자유한국당이 16일 대선준비위원회를 출범했다. 자유당은 이날 북한정권을 비판하는 동시에 야권의 안보관을 문제삼았다.
자유당은 이날 대선 준비위원회를 출범해 사실상 ‘조기대선’ 모드에 착수했다. 준비위 위원장은 당내 4선의 신상진 의원이 맡는다. 준비위의 규모는 10여명에서 출발하되 점차 인원수를 확대한다.
준비위는 대선 40일 전까지 후보를 결정하기 위해 전당대회 준비 등 대선 실무에 착수한다.
‘박근혜·최순실 사태’로 이번 대선은 진보성향의 야권이 유리한 상황이다. 이에 자유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도발, 김정남 피살 사건을 계기로 삼아 다시 보수결집을 노리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김정은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잔혹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며 “안보를 위해서는 여도 야도, 보수도 진보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는 대한민국의 국가안보 확립을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 심사숙고하고 그동안의 무조건적인 친북기조 정책에 대해 국민께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내 대선주자인 원유철 의원은 이날 오후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를 방문해 북한 인권상황을 파악하고, 야권의 반대가 큰 인권재단 출범을 촉구하는 의견을 전달했다.
앞서 다른 대선주자인 김문서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북핵 위협은 계속 심각해지고 있다”며 “우리 정부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선제타격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한 바 있다.
자유당이 본격적으로 대선모드로 전환하면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보수주자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황 권한대행이 출마할 경우 자유당 소속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먼저 황 대행에게 출마를 권유하지 않을 것”이라며 “황 권한대행이 스스로 결심하고 대선에 나가야 한다는 표명을 하면 (그 때) 접촉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선 일정과 실무를 담당하는 조직의 명칭이 통상적인 ‘대선조직위’가 아닌 ‘대선준비위’로 쓴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염두에 뒀다는 후문이다. 당내 일부 의원들이 박 대통령 탄핵 심판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하기 때문이다.
인 위원장은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중에 있지 않느냐”며 “한국당 입장에서는 탄핵이 인용되는 경우 대선이 60일 밖에 남지 않기 때문에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바른정당은 이날 이기재 대변인 논평을 통해 “대통령 탄핵심판을 반대하며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을 순종해 온 정당이 그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대선기획단을 발족하겠다니, 지나가던 소가 웃을 노릇”이라며 “한 손으로는 집회에 나가 탄핵 반대를 외치며, 다른 한 손으로는 대선 준비에 착수하고 있는 그야말로 자기모순적 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