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특별기획 온라인몰 승자독식①]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에도 주요업체 적자 누적 초기 투자비용 막대…과밀화 따른 출혈 경쟁도 자본 집약산업 변모따라 대기업 중심 재편 전망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스마트폰 대중화로 온라인 쇼핑의 중심이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유통 트렌드에 지각변동이 벌어지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격과 제품을 검색해 비교하는 것을 넘어 배송 속도까지 빨라지면서 백화점·대형마트 같은 대규모 유통체인의 성장 역진 현상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존 유통시장을 주름잡던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온라인몰에 대대적 투자를 하고 있지만 과밀화된 경쟁 때문에 출혈만 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3년 안에 기존 업체들 중에 백기를 드는 곳도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 기반 유통채널들은 오프라인 업체 공세에 배송과 결제 등의 분야에서 편의성을 높여 브랜드 로열티 제고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매일일보>는 온라인몰의 현황과 주요 이슈를 4회에 걸쳐 조명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온라인몰, 계륵인가 엘도라도인가 ②가격은 기본 이제는 배송·페이 경쟁 ③블루오션 신선식품 누가 선점하나 ④“충성고객 만들자” 서비스 차별화
온라인 쇼핑액이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하면서 연간 거래액이 65조원에 달할 정도로 시장 규모가 커졌지만 늘어난 외형과 달리 주요 업체들의 적자폭은 해마다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64조9134억원으로 전년 대비 20.45% 증가했다. 월별 거래액도 증가 추세다. 지난해 11월 6조1212억원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월간 거래액이 6조원을 돌파했다. 12월에도 6조1881억원을 기록, 월간 최대 거래액을 경신했다. 반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최근 고전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업계 상위 3사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3.3% 증가하는데 그쳤다. 신규 출점 효과와 연중 내내 이어진 각종 할인행사 등으로 겨우 역신장을 면했다. 특히 4분기 들면서 업황 악화가 뚜렷했다. 순수 백화점 업체인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0.8%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7% 줄었다. 대형마트 업계 역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9% 급감했다. 연간 매출액도 전년 동기에 비해 1.4% 감소했다. 온라인 부문이 성장하면서 시장 잠식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외형만 따져보면 온라인 기반 유통 채널의 영업이익도 급증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관련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의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는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쿠팡, 위메프, 티몬의 경우 지난해 영업손실이 전년에 비해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업체는 2015년 각각 5470억원, 1424억원, 1419억원 적자를 봤다. 특히 쿠팡의 경우 설립 이후 2015년까지 누적적자가 6700억원 가량으로, 지난해 손실분을 더하면 1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위메프만이 적자폭을 1000억원대로 낮춘 것으로 전해진다.양대 오픈마켓 중 하나인 11번가도 지난해 200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G마켓·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2015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8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대형마트의 온라인몰 역시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마트는 대형마트 업계 중 유일하게 온라인몰 실적을 밝혔다. 이마트 온라인몰은 지난해 매출액 838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6.6% 증가했다. 하지만 365억원 적자를 기록해 전년 235억원 손실에서 적자폭이 커졌다. 다만 올해부터는 온라인몰 전용물류센터 가동과 매출액 증가로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올해 온라인몰 매출액을 전년 대비 25.2% 증가한 1조500억원으로 전망했다.이들 업체들의 대규모 적자 배경은 시장 선점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와 마케팅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격 경쟁력으로 소비자들을 유인했지만 업체 간 경쟁 격화로 이마저도 힘들어졌다. 이 때문에 배송이나 결제 같은 서비스 경쟁력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차별화를 위해 로켓배송을 도입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했다”며 “쿠팡맨 인건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취급고가 현재보다 3~4배 가량 증가해야 한다. 이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로켓배송 최소금액을 인상한 것이다"고 전했다.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향후 2~3년 이내에 시장에서 도태되는 업체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온라인몰의 가격 차별화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배송이 주요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물류센터나 배송망을 구축하는데 초기 투자비용이 막대하게 들어 온라인몰 사업이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늦어도 2~3년 이내에 자본력이 있는 대기업 중심으로 업계가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