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후보들 ‘집권시나리오’, 계획대로 되나…‘상수’보다 ‘변수’ 많아 결과 ‘아리송’
정운찬, 유시민, 범여권 ‘변수’…누가 과연 후보로
고건 전 총리 “3월을 잡아라”…4월 재보선도 ‘변수’
이회창의 ‘귀환’, 한나라당에 ‘돌발변수’ 작용하나
범여권의 ‘변수’, ‘도대체 X맨(대선후보)은 누구?’
유시민, 당사수파의 대권주자로
당사수파는 지난 달 28일 정동영, 김근태 전·현직 의장이 신당을 추진키로 합의한 것에 대해 “대선 주자로서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폄하하며 “두 사람은 우리당 실패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분들인데 신당을 만들려면 다른데 나가서 만드는 게 예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노무현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싶다면, 대통령과 결별하라는 뜻이다.어쨌든 같은 달 27일 워크숍을 통해 통합신당이 당내 ‘여론의 대세’로 확인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은 양분될 확률이 높고, 유 장관은 친노계 중진인 김혁규 의원 등 이른바 ‘잠룡그룹’과 함께 당사수파의 대권주자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유 장관의 경우, ‘독설가’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한지 오래고, 국민연금개혁을 이뤄내면서 정책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각료로 인식되고 있어, 내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친노직계를 대표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오래 전부터 나오고 있던 상태다.유 장관은 반수구적인 콘텐츠를 가진 인물로 꼽힌다. 적극적인 친노를 표방하며 ‘지지도가 밑바닥을 달리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 노선에 동조하고 있고 또 언론을 통해 ‘싸움닭’으로 묘사되고 있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상고’ 이미지와 다르게 서울대 출신이고 귀족적인 느낌도 없다. 그래서 정치권은 그를 ‘변수’로 보고 있고 범여권이 내년 대선에서 뭉치기 위해서는 그를 ‘단일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리틀 노무현이 될 수 있는 조건을 모두 갖춘 셈이다.민주당, 통합시낭이냐 독자생존이냐
이런 상황에서 오는 2월 14일 전당대회를 기화점으로 통합신당파가 노 대통령과 결별을 언급할 경우 노 대통령의 탈당이라는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진행상황을 통해 분석하면, 노 대통령이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이 만들기로 한 ‘원칙 있는 국민의 신당’에는 참여하지 않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전당대회가 열리는 2월은 열린우리당에게만 ‘변수의 계절’이 아니다. 민주당도 마찬가지인데, 민주당 속내를 들여다보면 열린우리당과 너무나 흡사하다. 민주당도 ‘독자생존을 하느냐, 통합신당으로 가느냐’를 놓고 의견충돌이 극에 치닫고 있다.하지만 민주당 중심의 ‘독자생존’은 무리에 가깝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효석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낙연, 최인기 의원 등 통합세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미스터 쓴소리’인 조순형 의원은 ‘헤쳐모여’식 통합신당의 애드벌룬에 합승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또 내년 2월 정계개편을 앞두고 과연 전당대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나뉘고 있는데, 특히 한화갑 전 대표의 의원직 상실 전후로 ‘당권’을 놓고 여러 가지로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전당대회를 하지 말자”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한 전 대표 독주체제에서 소외됐던 정균환 부대표 등 원외 비주류그룹이 ‘고 전 총리와의 연대’를 주장하며 당권 확보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태.민주당, 고건과 손잡나?
그러나 당헌 당규에 따라서 2월에 전당대회를 개최해 당원들의 의사를 물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고, 그 지도부가 정계개편과정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있어 ‘비상시국’에 빠진 민주당이 어떻게 내년 대선정국에서 자리매김할지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이런 상황에서 눈길을 끄는 인물은 당연, 범여권의 유력 대선후보로 손꼽히고 있는 고건 전 총리다. 다가올 2월에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각각 열어 ‘신당’에 대한 어떤 답안지를 만들어낼 경우, 한달 뒤인 3월에 국민통합신당을 창당하는 등 정계개편의 새로운 열쇠를 갖고 있는 고건 전 총리는 더욱 힘을 얻게 될 것이고 그의 행보는 가속도를 붙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3월은 고건 전 총리에게 ‘행운’을 불러올 달이 될 수 있다.고건에게 3월이 ‘행운’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행운의 여신’이 지금은 고건의 곁에 없기 때문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달리, 그는 대통령 탄핵 당시에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큰 무리없이 국정 운영을 한 점이 높게 평가받았지만, 노 대통령의 “인사실패” 발언 이후 ‘무능한 총리’로 전락할 위험성이 다분한 상태다.고건, 이대로라면…
설상가상으로 노무현 대통령과 공방을 계속하면서 이른바 ‘노무현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지지율의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설전으로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는 것이다.가뜩이나 ‘보수’ 이미지가 강한 고 전 총리의 ‘보수’ 이미지도 더욱 고착화되고 있다. 지난 달 15일부터 17일까지 한길리서치가 실시한 정례 여론조사 결과, 고 전 총리의 정치적 성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가운데 40.3%는 ‘보수적’이라고 답했다. 중도적이라는 응답은 22.9%, 진보적이라는 응답은 14.7%에 그쳤다.보수노선의 후보와 진보노선의 후보가 나올 경우, 젊은층 그러니까 2,30대 유권자들은 ‘진보노선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경향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에게 유리한 국면은 절대 아니다.4월25일로 예정된 참여정부 마지막 재?보선도 정치권의 입장에서는 ‘변수의 날’이다. 통합신당이 선거 이전에 만들어질 경우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와 관련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달 27일 ‘SERI 전망 2007’이라는 책자를 통해 “재보선은 정치적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이 시점을 계기로 선.후발주자 사이의 격차에 변화가 오고 각 진영 후보간 정책충돌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보선 이틀 전인 4월23일부터 대권 주자는 예비후보등록을 할 수 있게 된다. 5월은 민주노동당이 ‘변수’다. 민주노동당은 현재 대선 후보 선출 시기와 관련해 한나라당이 6월께 후보를 뽑는다는 점을 고려, 그 이전에 후보를 먼저 내세워 ‘선점효과’를 보자는 의견과 그 이후에 후보를 확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당내 대선 후보 선출 방식과 경선 일정은 내년 2월말 전당대회에서 확정될 예정인데 지금처럼 당원에게만 투표권을 부여할 경우 노회찬 의원이, 국민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할 경우 대선에 두 번이나 출마한 경험이 있는 권영길 의원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당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한국사회 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달 28일 발표한 ‘정치분야 오피니언 리더 100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노동당은 권영길(31%), 노회찬(27%), 심상정(10%) 의원, 문성현 대표(1%) 순으로 집계됐다. 민주노동당은 대선에서 10% 이상의 득표율 획득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이명박, 박근혜, 손학규 등 이른바 ‘빅3’가 존재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모든 설문조사에 50% 이상의 지지율을 휩쓸어가고 있어 자체적으로 생산되는 ‘돌발 변수’만 없다면 이미 대권고지에 올라선 것이나 다름없어 2007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한나라당, 돌발변수가 없다면 대선승리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정치전문가 집단인 국회의원, 대학교수, 정치부 기자, 시민단체 등 총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분석해 지난 달 27일 자체 보고서 ‘동향과분석’ 85호에 실은 내용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정치분야 오피니언 리더들은 차기 대통령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이명박 전 서울시장(26%)을 꼽았다.그 다음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16%)가 차지했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9%), 고건 전 총리(8%)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에게도 ‘변수’는 있다. 바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귀환’이다.이회창 전 총재의 등장은 내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집권하기 위해 ‘킹’ 대신 ‘킹메이커’의 역할을 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삼세판 출마설’에 더 비중을 두는 눈치다. 한나라당 대선후보들의 본격적인 세싸움이 시작된 다음, 오는 3~4월 경 어느 한쪽이라도 무너지는 경우를 대비해 본인도 ‘삼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또한 내년 초, 만약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적 위기지수가 높아지고, 덩달아 보수세력의 집권 가능성이 폭락할 경우, 이회창 전 총재가 자연스럽게 대권후보로 떠오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하지만 그가 ‘변수’를 ‘변수’로만 남기며 경선에 뛰어들지 않더라도, 그가 당내에서 한 후보를 지지하게 될 경우 그 자체가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 각 후보진영이 벌써부터 애를 태우고 있다. 한나라당 경선의 관전 포인트 ‘1순위’가 바로 이 것이다. 한나라당은 현행 당헌.당규에 따라 대선 180일 이전인 6월22일까지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김근태, 정동영이 아니라면…
범여권의 ‘변수’는 역시나 ‘도대체 X맨(대선후보)은 누구야?’라는 대목일 것이다.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의 경우 각종 여론조사에서 5% 미만의 초라한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대선후보의 자격이라고 할 수 5%의 지지율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열린우리당의 지분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김 의장과 정 전 의장이 앙숙관계를 청산하고 ‘신당 추진’을 위한 연합체를 구축하며 손을 잡았다.신당이 띄어줄 유력한 제3후보로 가장 유력시되고 있는 인물을 정운찬 서울대 전 총장이다. 박원순 변호사,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로 거론되고 있지만 지지도 면에서는 정운찬 전 총장을 능가하지 못한다. 그가 만약 대선에 출마할 경우 정치권을 뒤집어놓을 수 있는 확실한 ‘변수’가 된다.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최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정치분야 여론주도층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5%의 지지를 얻어 범여권 대선 후보 지지율 1위에 올랐다. 고 전 총리는 23%. 정운찬이 고건을 제친 셈이다.정 전 총장과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선후배 사이로, 지난 7월부터 여권에서 줄곧 제기된 ‘정운찬 영입설’의 진원지가 김근태 의장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김근태가 정운찬의 킹메이커를 맡을 수 있다는 것이다.이유야 어쨌든 여권은 제3후보론을 영입해야 할만큼 마땅한 후보가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그래서 여권은 한나라당 후보가 확정된 뒤에 후보를 선출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나라당의 눈치를 보겠다는 뜻일 수도 있다.대선 마지막 변수는 여론조사 기간
선관위에 따르면, 내년 대선 일정은 선거 8개월 전인 4월부터 시작된다. 선거일 240일 전인 4월23일 예비후보자 등록을 받는다. 그러나 실제 후보자 등록은 선거일 24일 전인 11월25일부터 이틀간 이뤄지며, 등록을 마친 후보자들은 예비후보의 딱지를 떼고 27일부터 22일간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가게 된다. 결전의 날은 12월19일. 오후 6시 투표가 종료되자 마자 2008년부터 5년간 국정을 책임질 대통령을 확정하기 위한 개표작업에 들어간다. 여기서 내년 대선 마지막 ‘변수’가 발생하는 데 바로 여론조사 기간. 지난 대선에서는 대선 21일 전까지 언론이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으나 이번에는 6일 전까지 가능하다. 만약 젊은층이 지지하는 후보가 예상 외로 부진할 경우, 인터넷을 통해 이를 호소하고 결집력을 강화시켜 판세를 뒤바꿔놓을 수 있다.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사이버 공간이 들끓었던 것처럼, 앞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인터넷과 네티즌의 도움을 얻어 대통령에 당선됐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지난 2002년의 경험이 다시 반복되리라는 법은 없다. 정치라는게 거대한 블랙홀과 같은 ‘변수집단’이기 때문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해, 새로운 대통령을 만들어낼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