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장남 박세창, 입사 1년 만에 이사 승진
최근 이어지고 있는 재계 인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가족경영'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신세계, GS, LS, 애경그룹 등 대부분의 재벌그룹들이 전문경영인보다는 오너 일가를 경영전면에 배치시키고 있다.
이 가운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금호는 최근 박삼구 회장의 외아들인 박세창씨를 금호타이어 기획부장에서 그룹 전략경영본부 이사로 초고속 승진시켰다.31세의 젊은 나이에, 더욱이 입사한 지 불과 1년 만에 박 이사가 임원으로 올라서면서 재계는 그 배경에 관심을 모았다. 재계 일각에서는 박 이사가 그룹의 대내외 전략을 총괄하는 부서의 임원이 되면서 본격적인 후계승계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75년 생인 박 신임이사는 연세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2005년 미국 MIT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컨설팅회사인 AT커니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11월 금호타이어에 입사한 것. 박 이사는 이곳에서 주로 외국공장 건설과 관련한 업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 나이라고요? 능력이 있다면 가능한 것 아닌가요. 해외에서 MBA코스 밟고 오면 곧바로 임원급으로 오기도 하잖아요" 박 신임이사의 승진과 관련, 금호아시아나 그룹 관계자의 말이다. 다시 말해 박 이사의 경우가 바로 그 능력으로 인한 승진이란 얘기다.이 관계자는 "그룹 내에서도 박 이사가 그만한 능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MIT에서 석사도 받고, AT커니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다지 빠른 승진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이처럼 오너 일가 2,3세들은 다양한 업무 부서를 돌며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 정도 훈련시기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
박 이사, 금호 3세 가운데 가장 발빠른 행보
이런 시각 때문일까. 일단 임원 승진에도 불구하고 박 이사는 현재 경영본부 내에서 특정한 업무분야를 맡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 측 관계자에 따르면, 박 이사의 업무는 특별히 정해진 분야는 없고, 전체적으로 그룹의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고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는 것. 따라서 "그룹 내 중요사항에 관한 의사결정권 역시 아직은 없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한편 박 이사는 금호가 3세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그룹에서 일하고 있다. 고 박성용 명예회장, 고 박정구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등 박삼구 회장의 형제들 자녀 중 가장 먼저 그룹 경영일선에 참여했다. 고 박성용 회장의 장남인 재영씨는 현재 미국에서 영화 공부 중으로,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또 고 박정구 회장의 창남인 철완씨와 박찬구 부회장의 장남인 준경씨는 금호가 아닌 다른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처럼 사촌들보다 한발 앞서 회사에 뛰어든 박 이사는 발빠른 승진과 동시에 그룹 계열사들의 지분 또한 골고루 보유하고 있다. 2006년 11월 현재 금호산업 128만4천920주(3.16%), 금호종합금융 5만226주(0.64%), 금호석유화학 119만8천50주(4.71%), 아시아나항공50만주(0.29%), 금호타이어 3만2천770주(0.05%), 금호렌터카 2만2천651주(0.17%) 등을 가지고 있다. 박 이사는 지난 2003년 3월 한 살 아래인 김현정씨와 결혼해 아들 재훈군(2)을 두고 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