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오너 3세 '능력이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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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 오너 3세 '능력이 너무 좋아?'
  • 권민경
  • 승인 2007.01.0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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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 장남 박세창, 입사 1년 만에 이사 승진

최근 이어지고 있는 재계 인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가족경영'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신세계, GS, LS, 애경그룹 등 대부분의 재벌그룹들이 전문경영인보다는 오너 일가를 경영전면에 배치시키고 있다.

이 가운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금호는 최근 박삼구 회장의 외아들인 박세창씨를 금호타이어 기획부장에서 그룹 전략경영본부 이사로 초고속 승진시켰다.

31세의 젊은 나이에, 더욱이 입사한 지 불과 1년 만에 박 이사가 임원으로 올라서면서 재계는 그 배경에 관심을 모았다. 재계 일각에서는 박 이사가 그룹의 대내외 전략을 총괄하는 부서의 임원이 되면서 본격적인 후계승계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75년 생인 박 신임이사는 연세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2005년 미국 MIT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컨설팅회사인 AT커니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11월 금호타이어에 입사한 것. 박 이사는 이곳에서 주로 외국공장 건설과 관련한 업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 나이라고요? 능력이 있다면 가능한 것 아닌가요. 해외에서 MBA코스 밟고 오면 곧바로 임원급으로 오기도 하잖아요" 박 신임이사의 승진과 관련, 금호아시아나 그룹 관계자의 말이다. 다시 말해 박 이사의 경우가 바로 그 능력으로 인한 승진이란 얘기다.

이 관계자는 "그룹 내에서도 박 이사가 그만한 능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MIT에서 석사도 받고, AT커니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다지 빠른 승진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현장 업무 경험이 불과 1년에 불과한 박 이사가 그룹 임원으로 승진한 것에 대해 부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삼성전자 이재용 상무의 경우 그룹 내 여러 부서를 거쳐 입사 10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재계에서 가장 나이 어린 부회장으로 알려져있는 현대백화점 정지선 부회장 또한 지난 1997년 백화점 경영관리팀 과정으로 입사해, 8여 년 가까이 경영수업을 쌓아오다 2003년 부회장직을 맡았다. 지난해 11월 부사장에서 부회장으로 두 단계 특진한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역시 지난 1995년 이사로 입사, 6여 년 간 전문경영인 아래에서 경영수업을 받아오다, 2000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처럼 오너 일가 2,3세들은 다양한 업무 부서를 돌며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 정도 훈련시기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

때문에 이번 박 이사의 임원 승진에 대해 재계 관계자들은 빨라도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후계자라고 해서 충분한 현장경험이나, 정확한 능력 검증 없이 초고속 승진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영업, 마케팅, 기획 등 여러 부서를 골고루 돌며 제대로 된 교육을 밟는 것이 그룹은 물론 본인에게도 좋은 약이 된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 금호 3세 가운데 가장 발빠른 행보

▲ <박세창 이사>
이런 시각 때문일까. 일단 임원 승진에도 불구하고 박 이사는 현재 경영본부 내에서 특정한 업무분야를 맡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 측 관계자에 따르면, 박 이사의 업무는 특별히 정해진 분야는 없고, 전체적으로 그룹의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고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는 것. 따라서 "그룹 내 중요사항에 관한 의사결정권 역시 아직은 없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한편 박 이사는 금호가 3세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그룹에서 일하고 있다. 고 박성용 명예회장, 고 박정구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등 박삼구 회장의 형제들 자녀 중 가장 먼저 그룹 경영일선에 참여했다. 고 박성용 회장의 장남인 재영씨는 현재 미국에서 영화 공부 중으로,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또 고 박정구 회장의 창남인 철완씨와 박찬구 부회장의 장남인 준경씨는 금호가 아닌 다른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처럼 사촌들보다 한발 앞서 회사에 뛰어든 박 이사는 발빠른 승진과 동시에 그룹 계열사들의 지분 또한 골고루 보유하고 있다. 2006년 11월 현재 금호산업 128만4천920주(3.16%), 금호종합금융 5만226주(0.64%), 금호석유화학 119만8천50주(4.71%), 아시아나항공50만주(0.29%), 금호타이어 3만2천770주(0.05%), 금호렌터카 2만2천651주(0.17%) 등을 가지고 있다. 박 이사는 지난 2003년 3월 한 살 아래인 김현정씨와 결혼해 아들 재훈군(2)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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