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한명숙 대망론, ‘범여권’ 히든카드 추미애, 강금실 ‘바람’ 또 일으킬까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이른바 ‘잠룡그룹’은 ‘잠룡’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승천하지 못한 채 물 속에 숨어 있는 용)가 뜻하는 것처럼, ‘제3후보들’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잠룡’들은 대부분 ‘남성’.
그러나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야권에서 ‘가능성 있는’ 여성 대권주자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이후 ‘여성 대통령’에 대한 관심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물론 여권에서는 박근혜처럼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는 여성 후보가 아직까지는 존재하지 않고 있지만, 향후 대선 구도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할 여성 잠룡들은 분명히 있다.
여권 내에 여성 잠룡으로 손꼽히는 인물은 총 3명. 한명숙 국무총리와 추미애 민주당 전 의원,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전 서울시장 후보)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남성 잠룡들 못지 않게 내년 대선에서 어떤 식으로든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잠룡’이라는 표현에 적합한 인물군에 들어간다. 여성이란 특수성이 일단 한 몫을 하겠지만, 이는 기성 정치권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일으킬 수 있는 효과를 낳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서 정치권은 이들이 언제 승천할지에 대해 연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떠오르는 한명숙 대망론 = 사상 최초의 여성총리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한명숙 총리는 누가 뭐래도 ‘뜨는 별’이다. 총리직을 무난히 수행하고 있는 점 등이 높게 평가를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여권 내 대권후보 반열에 올랐기 때문이다.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 총리는 4%에 가까운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남성 잠룡으로 꼽히는 정운찬 전 총장(3.9%), 유시민 장관(4.5%)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또 유력 대권주자인 정동영 전 의장(6.2%)과는 2% 차이로 각축을 벌이고 있으며, 김근태 의장(3.9%)은 이미 앞지른 상태다.상황이 이렇자, 잠재적 대선후보 답게 한 총리의 거취가 관심을 끌고 있다. 한 총리는 당분간 당으로 복귀할 의사가 없고 ‘총리직을 더 수행하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으나, 당복귀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여권은 현재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기 위해 오는 2월 열리는 전당대회를 전후로 한 총리를 당에 복귀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실제로 선거관리내각 체제로 들어가기 전 자연스럽게 당으로 복귀해야 한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3일 매주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한 총리의 당 복귀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총리가 만약 당에 복귀할 경우, 최초의 여성 여당 의장이 탄생할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한 총리도 대권에 ‘나몰라라’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지난해 12월 열린 송년오찬에서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질문에 “솔직히 저도 잘 모르는 일”이라며 그 가능성을 열어뒀다.◆ 추미애, ‘범여권’의 히든카드 = 지난 해 8월 미국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추미애 민주당 전 의원은 영남 출신 여성인데다 인지도가 높아 여권 내 잠재적인 여성 후보군으로 역시 거론되고 있다. 또 대선후보로서 혹 자격미달이라고 하더라도 당장 참여정부와 여당, 민주당 등과 두루 친화적이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추미애 전 국회의원은 새해 첫 날 고향인 대구를 방문, 팔공산 갓바위에서 민주당 대구경북 당원들및 지지자들과 등산을 하며 민주세력대통합을 설파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