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 고건 전 국무총리,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 정동영 전 의장, 천정배 의원 등 범여권 차기대권 주자들은 9일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제안’에 대해 대체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고 전 총리측은 이날 “노 대통령이 제안한 원포인트 개헌과 1회에 한한 4년 연임제는 찬성한다. 이는 그간 고 전 총리가 주장해 온 바와 같다”며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고 전 총리측은 다만 “정략적 이해관계가 아닌 국익 차원에서 추진돼야 한다”면서 “동시선거(대선과 총선)로 인한 17대 국회의원들의 임기 단축문제 등 좀 더 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고 전 총리의 측근은 개헌에 의원내각제 등 권력구조 개편과 중대선거구제 도입 문제가 포함되는 것에 대해 “권력구조 문제는 대선을 앞두고 정략적으로 왜곡될 가능성이 있고, 중대선거구제는 대통령제에 맞지 않는 다당제구도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찬성할 수 없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열린당 김 의장은 노 대통령의 대국민 특별담화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 연임과 임기 일치 등을 놓고 국민들 사이에 상당한 수준과 범위의 합의가 이뤄졌다”며 “대통령의 제안은 당연하다”고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피력했다.
김 의장측은 대통령 임기 조정과 함께 중대선거구제 등 선거제도 개편 문제도 적극 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의장의 한 측근은 “지역감정 완화를 위해 광역자치단체별로 비례대표를 선출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은 우리당의 강령”이라며 “원포인트 개헌뿐 아니라 선거제도 변경도 연구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 전 의장측은 노 대통령의 담화와 관련, “내용을 본 뒤 말을 하겠다”고 말을 아꼈지만, 대체적으로 ‘찬성’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관측.
정 전 의장이 줄곧 각종 인터뷰에서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는 부자연스러운 대통령 무책임제”라며 “2007년이 개헌을 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점”이라는 입장을 표명해 왔기 때문이다.
정 전 의장의 한 측근은 “우선 노 대통령이 무엇을 제안할지 정확하게 내용을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이날 논평을 내고 “노 대통령의 4년 연임제 개헌 제안에 찬성한다. 국민 다수도 공감하고 있다”며 “책임정치를 실현하고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가 달라 발생하는 국력 낭비를 막기 위해서는 2007년이 개헌을 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천 의원은 “대통령이 개헌을 발의한다고 하였으므로 이 문제는 피할 수 없는 정치 현안이 됐다”면서 “여야 정당과 국회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원포인트 개헌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