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 해’…돼지띠 정치인들의 새해 포부와 각오는?
정해년(丁亥年)인 올해는 역술상 600년 만에 돌아온다는 ‘황금돼지 해’로 불린다. 그런 까닭에 정치인들은 올해가 길(吉)한 해라며, 연초부터 희망적인 분위기로 들떠 있는 모습이다.
나라를 제대로(?) 만드는 일이 주 업무인 ‘일반 정치인’들은 정해년을 맞아 민생안정을 거듭 강조하며 희망찬 정국을 나름대로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누가 뭐래도 ‘최대 정치 이벤트’로 꼽히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까닭에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정치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대선승리’에 대한 각자의 구상을 내놓으며 새해,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돼지띠’ 의원들은 일단 “새해엔 민생안정”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35년생으로 의원 가운데 최고령인 이상득(한나라당) 국회부의장은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 사기는 땅에 떨어지고 내일의 희망은 요원하다고 낙심하고 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서로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주고 새로운 의지를 다지며 신발끈을 다시 조여매고 달려 나가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국회부의장에 선출되는 큰 영광을 얻었다”며 “소중한 직책인 만큼 국가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동갑인 민주당 조순형 의원도 ‘미스터 쓴소리, 조순형입니다’라는 이름의 개인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국가장래와 후손들을 위해 대선을 잘 치르고, 민생경제를 되살리고 국가안보를 튼튼히 해 국민이 마음 편하게 사는 나라가 되도록 미력이나마 보탤 생각”이라며 “국회 법사위 활동에 있어서는 ‘법 앞에 평등’이라는 헌법 이념이 구현되도록 법 집행 기관들이 법을 공정하게 집행할 수 있게 감시하고 견제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최연소 돼지띠 의원인 71년생 김희정(한나라당) 의원은 “정치권이 국민에게 편안함을 드리지 못해 송구스럽고 면목이 없다”고 운을 뗀 뒤, “앞으로 더 많은 땀을 흘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새해 좌우명은 ‘천금일약(千金一約: 천금같은 약속)’”이라고 강조하고, “국민에게 드린 약속, 저 자신에게 한 맹세를 목숨같이 여기며 앞으로도 철저히 지켜나갈 것을 다짐한다”고 새해 첫 구상을 그렸다.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한 목소리
2년 연속 의정활동 분야 우수 국회의원에 뽑힌 열린우리당 양승조(59년생) 의원은 “의정활동을 시작한지가 어느덧 2년 6개월이 지났다”며 “정치권이 아무리 어지럽고 흔들린다 해도 초심을 잃지 않고 열과 성을 당해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다짐했다.동갑인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1일 부천상공회의소 4층 대강당에서 열린 ‘정해년 신년 인사회’에 참석,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김문수 도지사가 당부한(차의원 자신에게) 서민경제를 살리고 청년실업을 줄이고 노인복지를 잘 되게 하려면 기업이 잘 되도록 해야 한다고 하신 말씀을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대선주자들, 각오 남달라
오는 ‘2.14 전당대회’에 환갑을 맞는 열린우리당 김근태(47년생) 의장은 개인 홈페이지 ‘김근태 생각’이라는 코너에 올린 글을 통해 “과거에 발목을 잡혀서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정말 땅을 치고 후회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걱정이 든다”면서 “이제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미래 이야기를 준비하는 2007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는 ‘통합신당론’에 대한 당위성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한나라당 대권주자인 손학규(47년생) 전 경기도지사는 “올해는 600년만에 온다고 하는 황금돼지띠해인데 제가 바로 돼지띠”라고 강조하며, “선진강국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민 모두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다 같이 손에 손을 꼭 잡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굳은 결의를 다졌다.여권 내 ‘잠룡’으로 분류되는 유시민(59년생) 보건복지부 장관은 신년사를 통해 “국민이 더 건강해지고, 국민 개개인이 시련을 이겨내는 내면의 힘을 더 크게 키워나가야, 경제발전도 할 수 있고 사회발전도 이룰 수 있다”면서 “보건복지부는 국민과 함께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여야 정치인들은 이처럼 ‘국민을 위한’이라는 표현을 빌려 새해 첫 포부를 근사하게 밝혔지만, ‘돼지띠’ 정치인들도 여느 정치인들처럼 새해 가장 큰 화두는 ‘대선 승리’였다.진짜 ‘목표’는 대선 승리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김근태 의장과 삼성전자반도체(경기도 기흥소재)를 방문하는 등 연초부터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열린우리당 김진표 의원(47년생)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지식정보산업시대에 온 국민의 역량과 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지도자를 뽑기 위해 당파적, 지역적 이해를 버릴 수 있는 한 해가 되는 데 작은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한나라당 황우여 사무총장은 “국민이 더 이상 걱정하지 않는 좋은 대통령 후보를 만들어, 국민의 안정을 받는 선거를 치렀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으며, 같은 당 유기준 대변인은 “내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