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특별기획 ① 대선주자별 부동산정책] OECD 국가 중 부동산 보유세 세수 비중 낮아…보유세 인상 실현 DTI·LTV 강화…전월세 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뜨거운 감자’
[매일일보 김보배·이정윤·이아량 기자] 19대 대선이 목전에 다가오면서 주요 대선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이 뚜렷해지고 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관심은 세대와 계층을 막론한다. 부동산 정책에 따라 개인의 주거 수준은 물론 노후의 질까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일보>는 앞으로 6회에 걸쳐 5당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을 비교, 분석해보고 정책에 따른 부동산 시장 전반의 움직임을 예측해보고자 한다.<편집자주><글 싣는 순서>
①文, 세제 강화로 부동산 양극화 해소
②안철수, 서민 주거안정에 ‘정조준’③洪 채건축 추진 역점, 층수 규제 완화④유승민 “가계부채 관리로 위기 극복”⑤심상정, DTI·LTV 점진적 강화 역점⑥차기정부 발전보단 규제…서민주거 중심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부동산 공약은 크게 가계부채 총량 관리제 도입을 통한 적극적 관리, 부동산 보유세 확대, 임대소득 과세, 공공임대주택 100만호 건립, 전월세 상한제 도입, 도시재생 뉴딜 공약으로 요약된다.전체적으로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통해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를 해소한다는 판단이다.우선 문 후보는 올 초 출간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에서 ‘부동산 보유세가 국제 기준보다 낮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비중을 현 0.79%에서 1.0%까지 올려야 한다고 언급했다.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보유세는 1.09%로, 한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부동산 보유세 세수 비중(0.79%)은 이보다 현저히 낮다.다만 최근 문 후보 측은 장기과제로 추진할 것이라며 대선공약에 포함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유세 증액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앞서 2012년 대선에서도 문 후보는 보유세 인상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되면 정책으로 확정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문 후보는 이와 함께 전월세 상한제 및 계약갱신청구권 등도 도입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20대 국회에선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고, 현재 발의된 개정안만 총 10건에 달한다.전월세 상한제는 전세 보증금이나 월세 임대료 급등을 막기 위해 인상률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의 계약 갱신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해주는 제도로, 상가임대차보호법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다.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현재 보유세율이 낮다는 공감대가 있는 만큼 논의를 통해 당장 내년부터도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일부 고가주택과 비주거용 부동산 소유자들에게는 부담이 되겠지만, 주택시장 전체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위원은 “일각에서는 보유세 인상과 양도소득세 인하를 같이 진행해야 한다고 하는데, 양도소득세는 재산세가 아닌 소득세 개념이기 때문에 따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다만 주택 업계에서는 정부가 사적인 영역에 지나치게 개입하면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 과장은 “부동산 시장은 대선 자체의 영향보다는 경기 상황과 수요 공급, 지역 개발여건 등에 따라 좌우됐다”며 “이번 대선에서 대규모 개발공약은 눈에 띄지 않아 집값 등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문 후보는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는 유지하면서도 특혜공급은 제한하고, 세제지원을 폐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앞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참여연대 등 주거·시민단체 17곳은 주요 대선후보들을 대상으로 △임대주택정책 개혁(뉴스테이 폐지 등)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주거복지 확대(주거급여 개혁 등) △주택임대차 안정화 정책 실시(임대차기간 갱신 보장 등)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 분양 제도 개선(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 등) △주택금융 및 주택 관련 세제 정상화(LTV·DTI 규제 강화 등) 등 주거안정 5대 정책에 대해 질의했다.이에 문 후보는 “특혜 택지공급은 제한하면서도 기금이나 세제지원을 폐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뉴스테이는 박근혜 정부에서 도입한 중산층 대상의 임대주택사업으로 민간 건설회사가 시공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세운 부동산투자회사(리츠)가 건물 운영과 관리를 맡는다.뉴스테이 공급촉진지구로 지정된 곳은 인허가절차 기간 단축, 취득세 등의 세제 감면, 주택도시기금을 낮은 이율에 융자 등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정부가 뉴스테이 시공기업에 특혜를 지나치게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박근혜 게이트 이후 존폐 논란이 생겼다. 문 후보는 이밖에 청년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쉐어하우스형 공공임대주택 5만 가구를 공급하고, 역세권 개발을 통한 청년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5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학기숙사 확대 계획도 내놨다.이에 대해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임대료에 국한된 시각을 넓혀 서비스와 임차인 지위를 고려하고, 단점을 보완하면서 성장시켜야 한다”며 “대선 주자들의 공약은 발전보다 복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