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주요 대선 후보들의 산업정책 공약이 중소기업 지원 확대와 대기업 규제라는 인식에 고착되어 있을 뿐, 우리 경제 재도약과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한 중장기적 비전을 결여하고 있다”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25일 언론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중견기업을 중심에 둔 새로운 경제 성장 패러다임으로의 대전환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날 강 회장은 주요 대선 주자들의 정책 공약에서 중견기업 ‘육성·발전’을 위한 방안을 거의 발견할 수 없었다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강 회장은 “수많은 정책 공약이 제시됐지만 중견기업에 특화된 내용은 물론 중견기업이라는 표현조차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면서 “몇 가지 지표만으로도 쉽게 확인되는 중견기업의 경제·사회적 기여도에 대한 최소한의 인식이 있었다면 이 정도까지 외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중견련은 지난 5일 주요 정당 정책위의장실에 ‘차기 정부 정책제안’을 전달한 바 있다.중견련이 차기정부에 제시한 정책과제로는 △규제개혁을 통한 신성장동력 기반조성 △노동시장 개혁을 통한 일자리 창출 △건전한 기업생태계 조성 등 8대 핵심 전략과 56개 정책과제로 구성된 자료집에서 중견기업계는 기업 경영환경 개선 방안,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시장 개혁 방안 등의 내용이 담겨져 있다.
강 회장은 “저성장 고착화를 우려할 만큼 지속되어 온 경제 위기 상황 아래에서도 중견기업은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수출을 확대해 왔으며, 국내 기업 총 고용의 10%에 육박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사회적 책임경영을 수행했다”면서 “우리 경제의 차세대 핵심 주자로서 중견기업을 주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중견련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출은 각각 11%, 6.8%로 대폭 감소한 데 비해 중견기업 수출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928억5000만 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총 3558개로 전체 기업 수의 약 0.1%에 불과한 중견기업의 고용과 매출은 각각 전체의 약 6%, 약 17%를 차지한다.이날 간담회에서 김경아 중견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견기업의 업종·유형별 특성 및 애로사항 분석과 지원방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중견기업 육성,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중견기업 업종·유형별로 크게 상이한 구체적인 정책 수요에 조응하는 주도면밀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한편 박양균 중견련 정책본부장은 규제 철폐를 통한 자유롭고 창의적인 기업 활동 보장, 청년 일자리 제공을 위한 노동시장 구조개혁, 중소→중견→대기업으로 건전한 기업생태계 조성, R&D 및 투자 활성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제고, 글로벌 히든챔피언 배출 위한 명문장수기업 육성 기반 조성 등 ‘차기 정부 중견기업 정책 제안’ 핵심 요지를 발표했다.특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히든챔피언 배출을 위해 명문장수기업 육성 기반 조성의 필요성이 재차 거론됐다.중견련 관계자는 “독일의 히든챔피언은 60년 이상의 평균업력을 가진 기업이 1300여개에 달하지만, 우리나라 100년 이상 장수기업은 7개에 불과, 이는 자본주의 역사가 일천하고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중소·중견기업이 히든챔피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명문장수기업 육성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강 회장은 “대한민국의 미래 세대를 위해 성취해야 할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과 합리적인 분배구조는 산업정책 전반의 개혁적 변화를 통해서만 이뤄낼 수 있는 과제”라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을 통해 기업들이 온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또한 중소→중견→대기업으로의 성장사다리가 원활히 작동하는 건강한 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정부와 국회는 물론 각계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