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울리는 대기업 ‘갑질’ 행태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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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울리는 대기업 ‘갑질’ 행태 여전
  • 나기호 기자
  • 승인 2017.05.2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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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업체 34.9% “일방적 단가 결정 합의 경험”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A사는 매년 3%의 단가인하를 조건으로 대기업과 계약했다. 단가인하의 여력은 제한되어 있는데 계약기간이 끝나면 거래보장을 전제로 계속 단가인하를 요구한다. 자동차의 경우 한 번 개발되면 10년씩 생산하는 것도 있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부품의 경우 단가가 안 맞는 경우가 많다.중소제조업체를 상대로 대기업들의 납품단가 인하 요구 등의 갑질 행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제조업체 300개사를 대상으로 ‘하도급거래 부당 단가결정 애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업체 34.9%가 대기업이 일방적으로 단가를 결정한 후 합의를 강요했다고 답했다. 지속적인 거래관계 보장을 전제로 부당하게 납품단가를 결정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23.3%였다.대기업이 부당하게 단가를 결정하는 이유는 과도한 가격경쟁(58.1%), 경기불황(14.0%), 업계관행(11.6%)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납품단가 협상시기는 1월(50.6%), 12월(14.9%), 3월(11.9%)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협상주기는 수시(50.3%)로 협의하거나 1년 주기(40.3%)로 조사됐다.
협력업체들은 부당한 단가결정에도 별다른 대책 없이 수용(62.8%)하는 경우가 많아 대기업의 가격경쟁에 따른 부담이 협력업체로 전가되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제조공정 개선을 통해 부당 단가결정에 대응하는 업체는 9.3%로 많지 않았다.제조원가를 구성하는 요소 중 인상요인이 있음에도 납품단가에 가장 반영이 되지 않는 항목은 노무비(47.9%), 재료비(38.7%)인 것으로 조사됐다.업종별로는 조선업 19.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기·전자(15.9%), 자동차 (13.3%) 순으로 조사됐다.한편 부당하게 납품단가를 결정하는 행위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업체가 바라는 정책방향은 자율적인 상생협약 유도(45.3%), 판로다변화(19.0%), 모범 하도급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19.0%) 순으로 나타났다.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김경만 경제정책본부장은 “납품단가 협상이 많이 이루어지는 연말·연초에 공정한 협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대적인 홍보가 필요하며, 대기업은 일방적인 단가 인하보다는 공정한 방법을 통해 협력업체와 함께 생산성을 올리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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