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바른정당 “靑 나서서 일 키운 격…안보무능 인정해야”
[매일일보 조아라 기자] 야권이 청와대가 발표한 사드 ‘보고 누락’ 진상조사 결과를 두고 “정치적으로 확대 재생산하지 말아야 한다”며 강하게 경고했다. 특히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당 대표가 직접 참여하는 당 차원의 사드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하며 향후 안보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청와대는 지난 5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에 대한 민정수석실의 조사 결과 국방부의 보고 누락이 위승호 정책실장 차원에서 행해졌고, 환경영향평가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정황을 공개했다. 청와대는 향후 이들에 대한 조사를 더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국당은 “결국 사드 논란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도가 아니겠는가”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배치 철회 움직임을 경계했다. 김성원 한국당 대변인은 “무엇보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사드 배치르 지연하거나 철회하는 것이 과연 안보와 국익에 부합하는 일인지 의문”이라며 “일각에서는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한 명분쌓기가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청와대의 사드 진상조사에 맞서 대응하는 사드대책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대책위는 정우택 한국당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직접 위원장을 맡고 국회 국방위원회의 경대수·백승주·이종명 의원, 정보위원회 이철우 의원, 외교통일위 윤영석 의원, 운영위 정용기·민경욱 의원과 원외 인사로 채워진다.
이들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사드대책위에 대한 대응과 한미 정상회담을 포함해 한미 동맹에 대한 논의, 북핵에 대한 안보대책 수립 등을 중점적으로 이번 청와대 사드 진상조사에도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청와대의 진상조사 발표에 대해 “소리만 요란했을 뿐 안보무능을 고백한 용두사미식 결과가 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격노로 지난 일주일간 국민을 불안하게 한 것은 물론이고 불필요한 외교적 마찰까지 불러왔지만 결국 의미있는 어떤 결과도 얻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명길 원내대변인도 “일을 청와대가 나서서 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대변인은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격노를 하고 일주일도 채 안 돼서 조사는 국방부 내부에서 한다. 이렇게 하니까 뭐 대단한 사안은 아니라고 된 것이 아니냐. 애초에 문제제기가 현명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정당도 국방부의 보고누락을 지적한 청와대의 성급한 문제제기를 비판했다. 조영희 바른정당 대변인은 “국방부 정책실장의 ‘묵과할 수 없는 잘못’이라는 핑계를 대기 보다는 정권인수 과정에서 소통이 미흡했다고 대범하게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미국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제고하는 방법”이라고 꼬집었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은 “더이상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한 명분 쌓기는 그만하고 사드의 조속한 국내전개에 협조하고 필요하다면 더욱 강력안 안보자산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